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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서 공개]"北, 1987년 美에 연방제 중립국 창설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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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1987년 외교문서 공개
고르바초프, 北 제안 담긴 비공식문건 레이건에게 전달
외교문서 '미국 소련 정상회담 Washingtion. D.C 1987 12 8-10'(자료:외교부)

외교문서 '미국 소련 정상회담 Washingtion. D.C 1987 12 8-10'(자료: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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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북한이 남북간 연방제 통일을 거쳐 중립국을 창설하자는 제안을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관을 통해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한 사실이 외교문서에서 확인됐다.
외교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30년 이상 경과 외교문서 1420권(23만여쪽)을 원문해제(요약본)와 함께 공개했다.

'미국 소련 정상회담 Washingtion. D.C 1987 12 8-10'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보면 1987년 12월9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소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북한 제의를 담은 '한반도에서 중립국가 창설 및 완충지대화'라는 문서를 레이건 대통령에게 전했다.

이 문건에는 ▲남북한 병력의 10만 수준 감축 및 단일 민족 군대로의 통합 ▲핵무기 및 모든 외국 군 철수 ▲불가침선언 및 휴전협정의 평화조약 대체 ▲군사조약을 포함한 모든 대외조약 및 협정 폐기 ▲중립 연방공화국 창설 및 한반도 완충지 대화 ▲단일 국호에 따른 유엔 가입 등 북한의 제안들이 담겼다.
북한은 글라스노스트(개방)와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주장한 고르바초프 등장 이후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 감축 협상(INF)를 체결하는 등 냉전이 붕괴되고 있는 시대상을 감지하고, 한반도에 연방공화국을 창설해 중립지로 삼겠다는 구상을 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날 공개된 외교문서에는 민주화 운동의 불꽃이 뜨겁게 타올랐던 전두환 정권 말기 민주화 운동 탄압과 관련한 한미 외교당국간의 소통 내용도 소개됐다.

6월항쟁 이후 노동자 대투쟁이 진행되던 1987년 9월 미국 정부가 "노사 분규가 악화되어도 대화를 통한 정상적 타협으로 사태가 수습되기를 희망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군의 사용을 회피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과 관련해 우리 외교당국이 "우발적 사고"라면서 사태의 파장이 국제사회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전개한 사실,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에 실린 정권 비판성 기고문과 변형된 태극기 삽화에 강력 항의한사실 등도 확인됐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1986년 부산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 당시 우리 측에 기물 파손 등을 이유로 1만 2천여달러의 변상을 요구한 사실도 외교문서에 적시됐다.

동서냉전의 막바지에 이뤄진 당시 남북간의 치열한 체제 경쟁과 갈등의 단면도 이번 외교문서에서 드러났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앞서 긴장완화 등을 위해 이뤄진 미국의 대(對)북한 외교관 접촉지침 완화인 이른바 '시거 구상'의 이행이 KAL기 폭파사건으로 철회된 과정과, 당시 북한 외무상이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우간다를 상대로 올림픽 보이콧을 종용한 정황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 미국의 대이란 무기밀매 사건, 조지 슐츠 당시 미 국무장관의 방한, 남남(南南)협력에 관한 비동맹특별각료회의, 한ㆍ프랑스 수교 100주년 기념사업, 미국의 종합통상법안에 대한 대책 등 관련 문서들도 이번에 공개됐다.

공개된 외교문서의 원문은 외교사료관(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572)의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열람이 가능하며, 외교문서 공개 목록 및 외교사료해제집 책자는 주요연구기관ㆍ도서관 등에 배포된다. 외교부는 매년 자체 심사를 거쳐, 1994년부터 25차에 걸쳐 총 2만5천여권(340만여 쪽)의 외교문서를 공개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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