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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의 Aging스토리]트리플케어는 너무해?

최종수정 2018.04.03 15:37 기사입력 2018.03.2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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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자녀와 노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더블케어'에 손주 양육까지 떠맡는 '트리플케어' 가구가 늘고 있습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성인자녀와 노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더블케어'에 손주 양육까지 떠맡는 '트리플케어' 가구가 늘고 있습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므로 끊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천륜(天倫)'이라고 표현합니다. 반면, 한 평생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배우자와의 관계는 사회적 관계에 의해 맺어졌고, 끊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인륜(人倫)'이라고 합니다. 관계의 개념에서 고민해보면, 천륜이 인륜보다 상위개념인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천륜보다 인륜이 더 상위개념이 아닐까 싶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만 달러에 육박해도 나아지지 않는 개인의 삶, 경제규모가 커져도 가계에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사회시스템의 탓일까요. 천륜은 의외로 쉽게 끊어지고 인륜은 더 단단해지는 것 같습니다.

천륜에서 시작된 '보살핌(care)'이 '고통(pain)'이 되면서 가족 관계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성인자녀와 노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더블케어(Double Care)'를 넘어 '황혼육아'로 '트리플케어(triple)'까지 짊어진 5060세대의 고달픔이 원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30대 가구주 가계의 맞벌이 비중은 44.6%에 달합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보편화되고, 외벌이로는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젊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이들의 어린 자녀 양육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떠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가 조부모 등에게 육아 지원을 받는 비율은 2004년 23.6%에서 2014년 53%까지 증가했습니다. 통계청 자료와 맞춰보면 30대 4가구 중 1가구는 부모에게 손주 양육을 맡긴 것입니다.

당시 조사에서 5060세대 더블케어 가구(100%) 중 손주가 있는 더블케어 가구는 13.5%였고, 실제 손주를 양육하고 있는 트리플케어 가구는 5.6%였습니다. 손주가 있는 더블케어 가구 중 10가구 중 4가구는 트리플케어 가구인 것입니다.

이들 가구에서 손주를 돌본 평균 기간은 26.5개월이지만 10가구 중 3가구(28.2%)만이 자녀에게 월평균 55만원 정도의 손주 양육 수고비를 받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7가구의 자녀들은 그냥 부모에게 손주 양육을 떠넘긴 셈입니다. 떠맡기는 자녀도 정신적 고통이 있겠지만 떠안는 부모의 경제적·정신적 고통은 더 클 것입니다. 특히 양육을 도맡아야 하는 할머니의 신체적 부담은 또다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원해서 손주를 양육해주는 것일까요? 물론, 자발적으로 손주 양육에 나선 5060세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15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더블케어 중인 5060세대의 절반(48.9%)이 향후 손주를 돌봐줄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 이유 때문에 조부모가 손주를 돌봐주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스스로 손주를 돌보겠다고 나선 경우는 24.0%에 그친 반면, 어쩔 수 없거나 자녀의 요구(?)에 의한 경우가 76.0%였습니다.
[김종화의 Aging스토리]트리플케어는 너무해?

트리플케어 중인 5060세대가 손주를 돌봐주는 이유는 자녀가 안쓰럽고(18.0%), 도와주고 싶은 마음(43.6%)에 어쩔 수 없이 손주 양육을 맡았다는 것입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여기입니다. 누구나 취업해서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싶지만 '그 이후'를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이유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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