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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와 ‘아싸’사이…당신은 그 어디쯤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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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대학생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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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 올해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A 씨는 자발적 ‘아싸’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아싸’란 아웃사이더의 줄임말이다. 이같은 ‘아싸’는 대학내에서 친구와 교류없이 혼자 밥을 먹거나 수강신청도 필요한 과목만 홀로 신청해 듣는 이른바 ‘독강’을 한다. 흔히 외톨이로 보일 수 있지만, 자발적 ‘아싸’가 된 이유에 대해 A 씨는 경기불황과 취업난 등을 꼽으며 입학과 동시에 준비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강조했다.
# 신입사원 직장인 B 씨는 최근 대학가에서 신조어로 불고 있는 ‘아싸’가 되기로 했다. 주말 산악회, 영화 동호회 등 사내 복지가 좋은 회사지만 퇴근 후 자신의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B 씨의 입사 동기 C 씨는 이 같은 B 씨 결정에 “업무도 업무지만 회사 생활이란 게 있다”면서 만류했지만, B 씨는 “저녁이 있는 삶을 선택했다”면서 “업무 성과만 좋으면 문제 될 것 없다”고 답했다.

최근 대학가와 직장인 등 조직 사회에서 ‘인싸’와 ‘아싸’가 화두다. ‘인싸’는 인사이더의 줄임말이다. 이같은 ‘인싸’는 대학가의 경우 각종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그룹을 말한다. 이들은 크고 작은 동아리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선후배들과의 작은 저녁 자리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한다.

한 대학교에서 학회장을 맡았던 20대 재학생 D 씨는 잦은 술 자리 참석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동질감도 느끼고 또 이 자리에서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친구들의 매력과 인간적인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점 관리 비법은 물론 취업 등에 대해서도 고급 정보를 전해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생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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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학교 4학년생인 E 씨는 이같은 D 씨 발언에 “친구가 밥먹여주는 것 아니지 않냐”며 반문했다. 다만 그는 “인싸든 아싸든 크게 의식하지 않는 편인데 새학기가 되고 학교가 들썩거릴 때면 나도 모르게 조금 짜증이 나서 걸음이 빨라지곤 했다”고 말했다. E 씨는 이어 ‘아싸’의 장점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자산을 형성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또 그는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술 자리에 대해서는 “술먹는것도 신입생 초반 하루이틀이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E 씨 사례와는 별개로 ‘아싸’가 되는 경우는 경기불황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난 때문에 ‘자발적 아싸’가 아닌 ‘타의적 아싸’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29세 실업률은 9.5%로 10년 전인 2007년 6.3%보다 3.2%포인트 증가했다. 증가율로만 살펴보면 50.8%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내 학우들과의 관계가 우선 아닌 ‘취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직장인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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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내 ‘인·아싸’는 민감한 문제…조직건강도 진단 ‘세계 하위’

이 가운데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인싸’와 ‘아싸’는 그 의미가 다르다. 앞서 살펴본 사례 신입사원 B 씨는 각종 사내 동호회 등 행사에 불참하고 있다. 입사동기 C 씨는 직장 생활이란 “업무만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B 씨는 흔들리지 않는다. 가능하면 회식도 참석하지 않고 있다. 퇴근 후 저녁 시간은 물론 업무 외적인 시간 역시 본인의 시간이라는 것이 이유다. 종합하면 조직에 ‘충성’ 이 아닌 자신의 인생에 충성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직장인 3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업가치관은 삶의 여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업가치관으로는 ‘몸과 마음의 여유’가 5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적 보상(22.2%)’ ‘성취(10.1%)’ ‘명예(4.6%)’ ‘직업안정(4%)’ ‘도전과 변화(2.3%)’ ‘지식 추구(0.5%)’ 순이었다.

또 사내 ‘꼰대’ 문화도 이같은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꼰대’문화가 강한 조직일수록 직원들의 우울증도 높았다. 지난해 2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회원 75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꼰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사내에 꼰대가 있다’고 답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꼰대의 모습은 ‘내 말대로 해’ 답정너 스타일(23%)이 1위로 꼽혔고, ‘까라면 까’ 상명하복식 사고방식(20%)이 2위, ‘내가 해봐서 아는데 전지전능 스타일(16%)이 3위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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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휴직·이직·퇴사 등을 고민하는 이른바 ‘직장인 사춘기’를 겪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업무가 아닌 월급·상사·야근 등 업무 외 주변 요소가 스트레스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2일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2016년 1월부터 2월 5일까지 블로그(3억29만건), 트위터(81억542만건), 뉴스(1954만건) 게시글을 통해 ‘직장인 사춘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연관어로 ‘회사’나 ‘직장’이 언급된 게시글은 2017년 3만8972건을 기록했다. 앞서 2016년에는 1만2652건을 기록했다. 1년 새 3.1배 늘어난 셈이다. 특히 ‘야근’ 이라는 단어가 우울증 게시글에 언급된 횟수는 196건에서 1416건으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일반 직원들이 평가한 국내 기업문화 평가수치는 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3월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가 2015년 6월부터 9개월간 국내기업 100개사 임직원 4만9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기업 100곳 가운데 77곳이 조직건강도 진단에서 세계 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대한상의는 전근대적 기업문화의 원인으로 △비과학적 업무프로세스 비합리적 평가보상시스템 리더십역량 부족과 기업가치관의 공유부재 등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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