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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 북한 이동통신현황과 남북통신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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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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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4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조금 섣부르기는 하지만 평화선언으로 이어질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 필연적으로 경제협력이 뒤따른다. 경제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통신 인프라가 필요하다. 남북 간 통신협력도 향후 중요 어젠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최초 이동통신회사는 태국의 록슬리퍼시픽과 북한 조선체신회사가 공동 설립한 '동북아전기통신회사(NEAT&T)'다. 이 회사는 1998년 나진ㆍ선봉 지역에 이동전화 500회선을 설치한 경험이 있다. 2002년에는 2G GSM방식으로 북한 전역에 최초의 상용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해 가입자 3만여명을 모으기도 했다.
2008년 이동전화 사용 금지령이 풀리자 이집트 오라스콤은 북한 체신성과 75대 25의 비율로 합작회사 '고려링크'를 설립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재개했다. 고려링크는 북한에서 25년간의 사업권과 초기 4년간 독점권을 보장받아 출범했다. 2015년 기준 6억5300만달러의 현금을 북한에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링크의 초기 4년 독점 기간이 끝나자 2012년 북한 당국은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국영 기업 '강성네트'를 출범시켰다. 강성네트는 전용단말기를 제작하고 3G WCDMA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려링크의 오라스콤의 지분율을 낮추기 위해 북한 당국은 강성네트와 고려링크 간 합병을 제안했으나 오라스콤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북한당국은 강성네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더욱 애쓰고 있다. 고려링크는 기본 시간 초과 시 달러로 통화요금을 결제해야 하지만 강성네트는 북한 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 또 통화 품질도 강성네트가 더 좋아 북한 주민들이 제1 사업자인 고려링크에서 제2 사업자 강성네트로 갈아타는 현상이 늘고 있다고 한다. 2015년 북한 당국은 고려링크를 견제하기 위해 평양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유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온 '별'을 제3 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처럼 겉으로만 보면 북한은 한국처럼 3개의 이동통신사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최근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전체 가입자 수는 400만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 이처럼 급성장하는 북한 이동통신 시장에 한국 통신사들도 진출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한국 통신기업의 북한 진출이 가능해지려면 정치적 해빙 무드는 물론, 북한 투자에 대한 합리적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오라스콤 경우처럼 사업에는 성공했지만 투자회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투자 유인이 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남북관계에 갑작스런 경색국면이 올 경우 개성공단처럼 막대한 투자 손실을 입을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통신사들의 북한 진출은 적극 추진될 필요가 있다. 한국 통신사들은 북한에 필요한 IT 인프라를 단기간에 구축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투자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익숙하며 자금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 비전을 가지고 투자할 여력과 의지가 있는 기업들이다.

조만간 활성화 될 5G 방식으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북한의 IT 인프라 현대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국내 통신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을 의미하는 것이며, 북한 입장에서도 경제발전 도모를 위한 빠른 IT 인프라 구축의 지름길이 될 것이란 점에서 훌륭한 상생형 경협모델이 될 수 있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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