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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전쟁 선포…G2 의존도 높은 韓경제 어쩌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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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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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뉴욕 김은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500억달러(약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도 제한하는 초강경 조치다. 중국은 이에 30억달러(3조2400억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며 즉각 맞대응했다. 주요 2개국(G2)간 통상전쟁은 결국 사슬처럼 얽혀 있는 글로벌 경제 전반을 뒤흔들 전망이다. 특히 G2 의존도가 높고 대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이 70%대인 한국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무역전쟁의 한복판에 서게 될 것이란 우려가 잇따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서명식에서 "일부에서는 연 3750억달러라고도 하는데 우리는 지금 5040억달러의 대중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며 "미국의 연간 총 무역적자 8000억달러의 절반이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5000억달러 규모인 만큼 이의 10% 수준인 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USTR은 1300개에 달하는 관세 대상 품목 후보군을 선정했고 앞으로 보름 안에 품목 목록을 작성해 게시하게 된다. 최종 관세 부과 품목은 그로부터 한 달 간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된다.

◆"수입품 가격 급등…결국 美 기업ㆍ소비자가 피해"=중국을 겨냥한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은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쳐 불안요소로 떠올랐다.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대중 통상 압박'이자 '무역전쟁 선포'로 평가되는 만큼 당장 양국 교역과 내수는 물론 증시ㆍ환율ㆍ인플레이션 등에까지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역시 경제 타격이 예상된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집중했지만, 미국 대기업 중엔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관세 부과가 이들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전체 수입에서 중간재 수입은 35% 상당이다. AP통신은 "트럼프 관세는 결국 수입품 가격 급등을 의미한다"며 "어떤 식으로든 미국 내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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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역시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정부 간 무역전쟁에 더 크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리스크가 높은 기업으로 보잉, 스타벅스, 테슬라, 애플, 포드 등 주요 기업과 농업ㆍ금융계를 꼽았다. 제조업 부활과 무역적자 해소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오히려 상대국의 무역 보복으로 타격을 받을 확률이 높은 셈이다.

기업 전반으로 타격이 확산되면 주식시장의 충격도 불가피하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모두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 8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증시가 타격을 입는 대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하락했고, 금값은 상승했다.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미ㆍ중 무역전쟁이 증시는 물론 달러, 멕시코 페소, 호주 달러 등 수많은 통화의 환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상무부는 즉각적으로 성명을 통해 3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미국산 돼지고기에 25%, 철강 파이프ㆍ과일ㆍ와인에 15% 관세를 각각 부과할 계획이라고 적시됐다. 보복 관세 조치와 함께 미국 국채 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 경우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시장도 휘청거릴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으로 1조1700억달러 상당을 갖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재정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미국 내 대기업 경영자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성명을 통해 "중국의 개혁을 이끌 장기적인 포석 없이 일방적인 관세 부과나 규제를 하는 것은 단지 미국에 손해를 입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은 중국과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의 일방적인 보호무역 조치"라고 맹비난했다. 주요 외신은 "중국 수출품의 43%가 다국적 회사에 의해 수출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타격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G2 의존도 높은 韓 경제 직격탄…"중간재 수출부터 타격"= 특히 전문가들은 G2의 무역전쟁 돌입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G2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중국 24.8%(1431억달러), 미국 12.0%(689억달러)에 달한다. 무역 구조상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중간재의 비중도 크다. 지난해 대중 수출 가운데 약 78.9%가 가공무역에 투입되는 중간재로 파악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ㆍ중 통상 갈등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한국의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전자제품 중간재인 전자직접회로, 트랜지스터 등 반도체 품목과 석유화학 제품, 플라스틱 제품 등을 꼽았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제 분업 구조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축소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3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로 한국이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메리칸 퍼스트'를 외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사항이다. G2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며 주요 무역국들을 대상으로 미국 편에 설 것을 분명히 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유럽연합(EU) 등에 관세 부과 유예 등을 제시하면서 중국과의 전면전에 무역 파트너들을 동원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중간 갈등은 국제 정치ㆍ안보 지형에 영향을 미쳐 5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북ㆍ미 정상회담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에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 기업들도 타격이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식과 채권시장은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시작됐다는 두려움을 보이고 있다"며 "역사상 아무도 무역전쟁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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