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타깃으로 한 천문학적 규모의 관세 부과 정책을 강행하는 데 대해 중국이 자국 금융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 자본 유치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을 노린 다양한 맞대응 카드를 준비 중이다.
장 총영사는 이어 "특히 중국 금융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장벽을 없애거나 완화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과 동일한 진입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내 보다 많은 (시장 개방) 후속 조치를 내놓겠다"면서 "일부 정책은 외국 기업과 투자자의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7조달러에 달하는 자국 지불결제시장에 외자 기업의 진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개방 정책을 공개했다. 인민은행은 성명에서 외자 기업이 지불결제 라이선스를 신청할 수 있으며 현지 로컬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라이선스 신청 시 현지 지사를 반드시 설립해야 하고 재난 회복 시스템을 포함한 지불결제 인프라를 구비해야 하며 고객 정보를 국내에서 축적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홍콩 소재 ING그룹의 아이리스 팡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내 시장은 이미 강력한 로컬 기업들로 인해 포화 상태"라며 "외국 기업이 파이를 나누기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경을 넘는 '크로스 보더' 전자 상거래 분야에서는 경쟁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기본적으로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방식으로 대응하되 시장 개방의 여지를 남길 방침으로 전해졌다. WSJ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보복 수단에는 미국 팜벨트(농장지대) 주에서 수출하는 농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가 포함돼 있다. 정책 입안에 참여한 한 중국 관료는 "미국의 새로운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어떤 방식이든 간에 신중하고 비례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중국이 그동안 대미 통상 보복을 경고하고 금융 부문을 포함한 중국시장에 미국 기업이 접근하도록 장려하는 양면 작전을 대책으로 논의해 왔다고 했다. 소식통들은 중국의 보복 전략은 미국산 대두와, 수수, 살아있는 돼지 등을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이들 물품에 부과하는 관세의 수준은 미국의 관세 폭탄이 중국 수입품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표심을 의식해 대중 강경 기조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고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에게 직접 타격을 주는 방식으로 보복을 가하겠다는 심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대두와 돼지 생산량 상위 10개 주 가운데 8곳에서, 수수 최다 생산 10개 주 가운데 7곳에서 승리했다. 소식통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통상 전쟁을 피하려고 '당근과 채찍'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무역 갈등을 회피하려는 중국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30분(한국시간 23일 오전 1시30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공문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구체적인 액수 전망은 엇갈리나 최소 300억달러에서 최대 600억달러 규모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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