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작 아시모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SF영화 '아이, 로봇'의 이야기다. 이 영화는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이후 AI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회자된 영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벌써 10년도 더 지난 영화지만 인공지능,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은 여전히 인간에게 불안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주는 혼란스러운 상대다.
특이점은 저자가 새롭게 제안한 개념은 아니다. 2005년 미래학자인 레즈 커즈와일이 인류와 기계 문명의 미래를 예측하며 제시한 특이점이란 '인간이 만든 과학기술이 인간의 손을 떠나 스스로 더 우수한 과학기술을 만드는 시점'을 의미한다. 물론 '특이점 따위는 없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들도 없진 않다. 그러나 저자는 "특이점이 실제 도래할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기술이 특이점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커즈와일이 지목한 특이점의 도래 시기는 2045년이다.
또 다른 키워드인 '기하급수'는 폭발적인 기술진보를 뜻한다. 실제로 수렵채집 사회에서 농경 사회로의 전환은 200만년, 또 18세기 산업혁명까지는 약 1만년이 걸렸다. 불과 수백 년 뒤에는 제3차 산업혁명 사회까지 도래했다. 이렇듯 급격하게 진행되는 기술진보 앞에 더 이상 당연한 것은 없는 셈.
이 책의 강점은 싱귤래리티대학의 사례를 들어 특이점을 목표로 하는 이들의 실제 움직임까지 보여준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의 선도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싱귤래리티대학은 2014년 국제우주정거장에 입체(3D) 프린터를 쏘아 올려 설치한 뒤 소재만 있으면 필요한 물건을 즉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실용화한 벤처기업 '메이드 인 스페이스'를 탄생시켰다.
특히 저자인 사이토 가즈노리는 2015년 이 대학에서 경영자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이를 계기로 2017년에는 대학이 개최하는 혁신 아이디어 경연대회, 글로벌 임팩트 챌린지 등에 참여하는 등 현재 일본에서 특이점과 싱귤래리티대학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반드시 실현된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프랑스의 SF작가 쥘 베른의 말을 인용해 현재에 안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김지희 수습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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