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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차르와 시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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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하루 간격으로 강력한 1인체제를 과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앞에는 '차르'와 '시황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제정 러시아 시대 차르(황제)와 중국을 거대 제국으로 통일한 시황제는 모두 절대권력의 대명사다. 두 리더의 장기 집권과 독재 지배를 우려하는 전 세계의 우려와 비아냥이 뒤섞인 별칭인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압승하며 집권기간을 2024년까지로 늘렸다. 러시아 현대사에서 이오시프 스탈린 이후 최장 집권이다. 향후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사실상 제도화한 시 주석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 개헌 대신 후계자를 내세우더라도 그가 앞으로 러시아의 실권을 주도할 것이란 사실은 꽤나 명백해 보인다.
중국은 이에 앞서 국가주석을 2연임으로 제한한 조항을 폐지하며 시황제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시황제가 죽은 지 2200여년이 지났건만, 그의 이름을 딴 시대가 시작됐다. 마오쩌둥 시대 절대권력의 폐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덩샤오핑이 도입한 집단지도체제는 사실상 와해됐다.

21세기 조류와 반대되는 듯한 장기 집권 행보는 이들뿐 아니라 오는 7월 선거를 앞둔 캄보디아의 훈 센 총리(33년), 아프리카 적도기니의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대통령(39년), 카메룬의 폴 비야 대통령(35년),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29년) 등 꽤 많은 국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짐바브웨를 37년간 집권한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지난해 축출됐을 당시 많은 이들이 좌불안석이었다는 말을 단순한 우스갯소리로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장기 집권에는 언제나 나름의 명분이 존재한다. 41년간 실권을 누린 오마르 봉고온딤바는 경제 발전을, 49년간 쿠바를 통치한 피델 카스트로는 사회주의 혁명 체제 완성을 주장했다. 긴 기간 주요 정책을 일관적으로 펼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수많은 부정부패와 인권 탄압 등이 쉽게 이뤄져온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로드 액턴의 말처럼 '권력은 부패하며,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Power tends to corrupt, and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절대권력의 결과는 대다수 비극이었음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영원불멸을 꿈꿨던 진시황제는 50세도 채 되지 않아 순행길에서 객사했다. 그가 만든 첫 통일제국은 불과 4년 만에 사라졌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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