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압승하며 집권기간을 2024년까지로 늘렸다. 러시아 현대사에서 이오시프 스탈린 이후 최장 집권이다. 향후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사실상 제도화한 시 주석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 개헌 대신 후계자를 내세우더라도 그가 앞으로 러시아의 실권을 주도할 것이란 사실은 꽤나 명백해 보인다.
21세기 조류와 반대되는 듯한 장기 집권 행보는 이들뿐 아니라 오는 7월 선거를 앞둔 캄보디아의 훈 센 총리(33년), 아프리카 적도기니의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대통령(39년), 카메룬의 폴 비야 대통령(35년),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29년) 등 꽤 많은 국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짐바브웨를 37년간 집권한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지난해 축출됐을 당시 많은 이들이 좌불안석이었다는 말을 단순한 우스갯소리로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장기 집권에는 언제나 나름의 명분이 존재한다. 41년간 실권을 누린 오마르 봉고온딤바는 경제 발전을, 49년간 쿠바를 통치한 피델 카스트로는 사회주의 혁명 체제 완성을 주장했다. 긴 기간 주요 정책을 일관적으로 펼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수많은 부정부패와 인권 탄압 등이 쉽게 이뤄져온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로드 액턴의 말처럼 '권력은 부패하며,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Power tends to corrupt, and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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