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2~3기 진행성 위암 환자에서 수술 후 항암치료의 효과를 예측해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진단법이 개발됐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수술 예후가 좋은 환자들은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노성훈 교수팀과 국내 다기관 공동연구팀은 진행성 위함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 수술 후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진단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란셋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에 게재됐다.
하지만 모든 진행성 위암에서 항암치료로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개인에 따라 항암치료 효과에서 차이가 있지만, 지금까지 위암 환자의 항암제 적합성을 예측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이 없어 수술 받은 환자는 항암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다.
정재호·노성훈 교수 연구팀은 위암에서 종양의 유전자 특성에 따라 수술 후 항암제에 대한 효과가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팀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 2858명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위암을 면역형과 줄기세포형, 상피형으로 분류했다. 연구결과 면역형은 수술 후 예후가 좋은 반면 항암제가 반응하지 않는 특성이 있었다. 상피형은 수술만 받았을 때에 비해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경우 예후가 좋아졌다. 줄기세포형은 다른 종양형에 비해 예후가 가장 나빴는데 줄기세포형 중에서 상피형의 유전자를 동시에 발현하는 경우 예후는 불량하지만 항암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면역형의 경우 5년 생존율은 83.2%로 조사됐다. 면역형 환자를 다시 수술만 받은 환자군과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군으로 분류해 항암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경우 5년 생존율은 약 80.8%였으며, 수술만 받은 환자의 경우 약 85.8%로 오히려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군보다 생존율이 높았다.
노 교수는 “수술 후 예후가 좋고,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은 굳이 항암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진행성 위암 환자의 약 15~20%는 현행 표준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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