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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숨은 피해자, 미투 관련 수사도 ‘주춤’…피해자 조사 단계부터 ‘막막’한 수사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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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숨은 피해자, 미투 관련 수사도 ‘주춤’…피해자 조사 단계부터 ‘막막’한 수사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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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사회 각계각층에서 성폭력 피해 사례 제보가 속출하고 있지만, 수사기관들이 피해자 조사를 비롯한 각종 수사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미투 운동 초반과는 달리 각종 음해성 추측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이어지면서 피해자들이 신분을 숨긴 채 익명으로 제보, 피해자 특정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20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검찰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33·여)씨와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 등의 고소장을 접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행 및 추행 여부에 초점을 둔 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첫 번째 고소인인 김씨 이후 추가로 고소장을 제출한 A씨는 물론 제3의 피해자로 알려진 인물이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리면서 검찰 수사 역시 극비에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제3의 피해자의 경우 검찰도 존재 여부만 인지한 채 아무런 정보가 없는 탓에 수사는 시작조차 못한 상태다.

SNS 등을 통해 잇따르고 있는 대학 교수 성폭력과 관련해서도 익명의 제보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제보자들은 짧게는 수개월 전부터 길게는 수년 전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익명을 담보로 한 대학교 페이지 등에 피해 사실을 제보하고 있어 신원 특정이 힘든 실정이다.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의 경우 해당 과 남자 교수진 전원이 성폭력을 일삼아 온 것으로 확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그 뿐이다. 대부분 대학 성폭력 관련 건들의 경우 피해자와의 접촉조차 어려워 수사에 진척이 없는 것. 통상적으로 피해자 조사가 이뤄진 후에야 가해자 조사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수사기관이 손을 댈 도리가 없는 셈이다.
이처럼 쏟아지는 미투 폭로 속에서도 검·경 수사가 시작된 사례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교 등 피해 사례가 제보된 대부분 조직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내부적으로 대처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피해자 진술 없이는 진행이 더디기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피해 사실을 폭로한 이들을 향한 무차별적인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는 탓으로 분석된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김지은씨는 물론 연극 연출가 이윤택 전 감독의 지속적인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던 연극인들, 그리고 뒤늦게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여러 피해자들을 향한 악의적이고 비판적인 의견이 줄을 잇자 결국 피해자들이 다시 숨어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배우 곽도원씨를 비롯해 사회 유명인사들을 향한 허위 미투 제보도 종종 발생, 피해자들을 향한 의혹의 시선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일각에서 펜스룰(Pence Rule·여성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지 않는 것)까지 언급되면서 전사회적으로 반 미투 정서가 일고 있는 상황도 피해자들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성폭력 피해자들은 ‘참아라’, ‘너도 책임있는 것 아니냐’ 하는 주변인들의 침묵과 강요부터 시작해서 2차 피해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한 이후 피해자가 감당해야 할 부담을 덜어줄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피해자가 안정적으로 자신의 피해 사실을 말할 수 있는 환경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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