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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②세계 표준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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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자오선이 통과하는 런던 그리니치천문대를 기준으로 세계 각 나라는 경도 15도 마다 1시간 차이가 나는 협정 세계시(UTC)를 사용한다.[사진=유튜브 화면캡쳐]

본초자오선이 통과하는 런던 그리니치천문대를 기준으로 세계 각 나라는 경도 15도 마다 1시간 차이가 나는 협정 세계시(UTC)를 사용한다.[사진=유튜브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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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세계 각국은 경도가 15도(°) 차가 날 때마다 1시간씩 시차가 납니다. 그러나 경도 차가 15° 이내인 국가들은 어떻게 할까요?
우리나라가 대표적입니다. 우리나라의 경도는 동경 127도 30분(127° 30')으로 중국 베이징의 동경 120°와 일본의 가운데 동경 135°의 딱 중간지점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표준시는 경도상으로 30분 차이가 나는 것이 맞지만 실제로는 협정 세계시(UTC)보다 9시간 빠른 표준시를 함께 사용합니다.

박정희 군사정부 시절 중국은 공산국가라는 이유로 협정 세계시(UTC+08:00)를 같이 사용하지 않고, 일본 표준시를 따랐습니다. 당시 조금만 용기를 냈다면 경도상 중간지점인 만큼 30분대 표준시를 사용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정부는 경도에 맞게 표준시를 바꾸지 않는 것에 대해 "통신이나 금융, 항공 분야 등의 시간 정보를 변경할 경우 추가 비용이 들고, 30분 단위의 사용이 1시간 단위 사용에 비해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를 듭니다.
실제로 이런 이유 때문에 전 세계 95% 이상의 나라가 1시간 단위의 표준시를 사용합니다. 해외여행을 가보면 핸드폰에 자동으로 로밍되는 시간이 1시간 단위일 때 예약서비스 등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여러 나라의 표준시를 보면 느끼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호주 일부와 이란, 인도, 미얀마, 남태평양의 일부 섬나라, 스리랑카, 네팔 등이 30분이나 15분 시차가 나는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하면서 영국과 같은 1시간대를 사용하기 싫다는 이유로 30분 더 늦은 시간대를 선택합니다. 또, 단합을 위해 거대한 나라가 하나의 시간대를 사용합니다. 이란도 비슷한 이유로 국토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동경 52° 5'에 맞춰 30분대 표준시를 하나만 사용합니다.

네팔은 접경국인 인도에 예속되기 싫다는 이유로 표준시를 15분 앞당겨 UTC와 5시45분의 시차가 납니다. 스리랑카는 인도와의 교류를 위해 인도와 같은 30분대 표준시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태평양의 채텀 제도(UTC+12:45)와 호주 서부의 일부 지역(UTC+08:45)도 15분대 표준시를 사용합니다.
세계표준시를 그림으로 나타낸 표.[사진=유튜브 화면캡쳐]

세계표준시를 그림으로 나타낸 표.[사진=유튜브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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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동서로 영토가 넓기 때문에 4개의 시간대를 사용해야 하지만 '하나의 중국' 정책으로 베이징 시간을 중국 표준시로 선택했습니다. 1949년 마오쩌둥이 집권하기 이전에는 5개의 시간대를 사용했지만, 이후 하나의 시간대로 통일한 것입니다.

다만,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비공식적으로 2시간 늦은 독자적인 시간대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옌벤 조선족 자치구의 경우 서울보다 더 동쪽에 치우쳐 일본 시간대와 가깝지만 서울보다 1시간이나 빠른 시간대를 사용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미국은 태평양(서부) 표준시(PST, Pacific Standard), 산악지대 표준시(MST, Mountain Standard), 중부 표준시(CST, Central Standard), 동부 표준시(EST, Eastern Standard) 등 본토에만 각 1시간 차가 나는 4개의 표준시가 있고, 알래스카와 하와이는 표준시가 따로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땅덩이를 가진 러시아는 모두 11개의 표준시가 있어 동쪽과 서쪽 끝은 같은 나라지만 10시간의 시차가 생깁니다.

각 나라의 시차가 1시간이나 30분이 빠르고 늦는 것이 주변국과의 외교는 물론, 역사적 은원 관계도 설명해줍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표준시간대가 다른 나라에는 어떻게 보일까요? 30분대 표준시 사용에 대한 고민, 다시 시작돼야 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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