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와 그의 딸이 영국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출신 이중스파이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과 관련해 15일(현지시간)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4개국 정상이 "우리 모두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이례적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도 비판 대열에 합류하며 러시아와 서방 간 국제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 4개국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화학무기금지협정의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법을 어긴 것"이라고 경고했다. 4개국 정상은 "러시아로부터 납득할만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영국의 성명을 공유한다"며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12일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인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 스크리팔이 영국 내 한 쇼핑몰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 정부를 지목하고, 해명 요구와 함께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암살 시도에 쓰인 것으로 확인된 노비촉은 1970~1980년대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다.
그러나 이 같은 최후통첩에도 러시아 정부가 시한인 13일 자정까지 제대로 된 소명을 내놓지 않자, 결국 영국 정부는 러시아 외교관 23명 추방 등을 포함한 대 러시아 제재방안을 발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추가로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영국 내 자산을 조사할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여기에 미국 재무부가 이날 2016년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이번 사건과 맞물려 러시아와 서방 간 국제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의 한 외교관은 FT에 "러시아와 서방이 충돌할 것 같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정부는 조만간 러시아 주재 영국 외교관 맞추방 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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