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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발뺌’으로 일관하는 MB, 그래도 느긋한 檢

최종수정 2018.03.15 07:40 기사입력 2018.03.14 20:36

노무현 전 대통령 때에는 박연차 깜짝 소환, 불시 대질심문 시도...檢 "이번엔 전혀 고려 안해"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가 진행된 서울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가 진행된 서울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뇌물과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14일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조사에서 모르쇠와 발뺌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전혀 개의치 않고 주요 증거를 제시하는 등 강도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날 내내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인 다스의 실소유 문제를 비롯해, 회사자금 횡령과 비자금 조성 등 다스 경영비리 등의 혐의에 대해서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거나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는 진술로 일관했다.

차명재산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과는 무관하며 다스의 BBK투자금 반환소송에 LA총영사 등 공무원을 동원한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심지어 영포빌딩 지하창고에서 발견된 청와대 문건에 대해서도 “실무자의 실수 일 뿐 전혀 모르고 있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압박했지만 진술방향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과 상반되는 핵심 관련자 진술이나 증거자료를 제시”하고 있지만 “범죄혐의를 인정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질문에 따라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거나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설령 그런 사실이 있더라도 실무선에서 한 일”이라는 등 답변의 형식이 변하기는 하지만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검찰은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휴식시간을 제공하고 따로 마련한 침대에서 쉴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느긋한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만 해도 노 전 대통령의 심경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갑자기 데려와 불시 대질조사를 시도하고 중간중간 언론브리핑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진술태도를 비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이번 수사에서는 전혀 그럴 계획이 없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2009년 4월3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두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노 전 대통령 오른쪽에 문재인 당시 변호사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 = 연합뉴스
2009년 4월3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두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노 전 대통령 오른쪽에 문재인 당시 변호사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 = 연합뉴스


오히려 검찰관계자는 “피의자가 범죄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주요 특수수사를 할 때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수사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9년 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검찰이 느긋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지금까지의 수사에서 필요한 증거의 대부분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 역시 “전직 대통령의 입장을 듣는 것이 (이번) 소환조사의 목적”이라면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 상반되는 핵심 관련자 진술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는 등 사실관계 파악이 거의 끝났음을 인정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이날 자정을 넘겨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수사 시작 전 이 전 대통령 측에 수사가 길어질 수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면서 심야조사가 불가기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조사가 끝나면 이 전 대통령을 귀가시킨 뒤, 구속영장 청구 등 후속대책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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