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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말을 아껴야 한다고 다짐”…역대 대통령 ‘포토라인’의 정치학

최종수정 2018.03.14 11:26 기사입력 2018.03.14 11:26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면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면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

오늘(14일) 오전9시23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명박(77)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을 두고 “역사에서 마지막이 됐으면”하고 강조했다.

역대 다섯 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는 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 20여 개 안팎에 달하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 되는 ‘정치 보복’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실제로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보수 궤멸시키고 이를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다”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발표하기 전 오전부터 측근들과 회의를 하면서 내용을 가다듬었다. 입장 발표 순간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수석들과 장관들이 한 줄로 서서 이 장면을 지켜봤다.

검찰 조사를 받은 역대 대통령들 역시 이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 앞서 포토라인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밝혀 지지자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골목길 국민성명 발표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골목길 국민성명 발표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먼저 1995년 12월2일 검찰로부터 12.12사건과 관련, 군사반란 수괴 등 혐의로 소환 통보를 받은 전두환 씨의 경우 소환에 불응,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 앞에서 '골목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전 씨는 검찰 수사에 대해 “진상규명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현 정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며 검찰 수사에 대해 이 전 대통령과 비슷한 취지로 반박했다. 전 씨는 이후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 검찰은 이를 도주로 판단, 이튿날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전 씨를 체포해 안양교도소로 압송했다.

헌전사상 초유의 전직대통령 검찰소환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위해 대검청사에 도착, 기자들의 질문에 침통한 표정으로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고 자신의 심정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헌전사상 초유의 전직대통령 검찰소환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위해 대검청사에 도착, 기자들의 질문에 침통한 표정으로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고 자신의 심정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 씨에 이어 사실상 첫 번째로 검찰 포토라인에서 입장을 밝힌 전직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1일 당시 40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소환됐다. 노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자신의 혐의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셈이다. 이후 검찰은 같은달 15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조사를 끝내고 다음 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괄적 뇌물' 수수 혐의로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괄적 뇌물' 수수 혐의로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두 번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26일 ‘포괄적 뇌물’ 수수혐의로 대검찰청에 소환됐다. 노 전 대통령은 “면목이 없다”고 짧게 말했다. 다만 심경을 묻는 취재진들을 향해 “다음에 합시다” 라고 답해, 검찰 소환에 따른 노 전 대통령의 심경을 엿볼 수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 전 대통령 다음으로 검찰 포토라인을 밟은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21일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심경을 묻는 취재진들에게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고자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할 때 취재진이 마련한 포토라인을 피하기 위해 321호 법정으로 곧장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당시 법원은 일반인처럼 박 전 대통령도 청사 외부 출입문을 이용해 법정에 출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는 1년 전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았던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조사는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48·사법연수원 29기) 등이 할 예정이고, 이 전 대통령은 자신과 측근들의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를, 신 부장검사로부터 다스 실소유주와 관련된 의혹을 집중적으로 질문받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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