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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화재 뻔히 보고도" 도심형 마리오아울렛 안전불감증 '심각'

최종수정 2018.03.14 13:40 기사입력 2018.03.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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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창고 방불케 하는 비상 통로, 가연성 물건 가득
여기저기 리모델링 소음과 냄새
지난해 8월엔 실제 불 나기도
재난 대비 원칙 외면…크고 작은 공사는 계속
13일 서울 금천구 마리오아울렛 1관의 비상 통로 모습. 사람 키만큼 쌓인 상자와 옷가지 등이 대피로를 점령했다.(사진=오종탁 기자)

13일 서울 금천구 마리오아울렛 1관의 비상 통로 모습. 사람 키만큼 쌓인 상자와 옷가지 등이 대피로를 점령했다.(사진=오종탁 기자)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여기 타는 냄새가 나는데, 좀 내려와 주셔야겠어요."

최근 두 차례(13일, 지난달 3일) 찾은 서울 금천구 마리오아울렛은 한마디로 무방비 상태였다. 협소한 통로, 그득그득 쌓인 옷, 비상구를 가로막은 재고와 잡동사니는 재난 발생 시 안전 대책을 무력화시킬 공산이 컸다. 이 와중에 끊임없이 건물 내부 공사가 진행되며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첫 번째, 두 번째 방문 사이인 지난달 6일 전국민의 간담을 서늘케 한 울산 뉴코아아울렛 화재가 있었다.

울산 뉴코아아울렛 역시 마리오아울렛과 같은 도심형 아웃렛이다. 아웃렛의 경우 교외에 위치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도심형 아웃렛은 도시 중심부에 세워져 접근성이 좋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생긴다. 교외형 아웃렛보다 작은 여유 공간에 많은 매장과 상품을 밀어 넣다 보니 안전성, 쾌적함 등 측면에서 부족하다. 그만큼 철저한 안전 의식이 필요하다. 마리오아울렛은 울산 사고를 뻔히 보고도 전혀 개선 없이 아슬아슬한 건물 관리를 이어갔다.
13일 마리오아울렛 3관 6층. 영풍문고 입점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천으로 대충 가려 소음, 먼지 등이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는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됐다.(사진=오종탁 기자)

13일 마리오아울렛 3관 6층. 영풍문고 입점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천으로 대충 가려 소음, 먼지 등이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는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됐다.(사진=오종탁 기자)


13일 마리오아울렛 3관에선 6층 영풍문고 입점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 굉음은 14층 규모의 3관 전체에 퍼졌다. 안내 방송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바로 밑 5층 유아·아동 매장의 한 상인이 "어휴, 너무 심하네 정말"이라며 푸념했다. 1관 4층에서도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 현장은 고객에게서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다. 3관 공사장은 천으로 대충 가려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는 고객에게 먼지와 소음을 그대로 전달했다. 1관 공사장 실황 역시 근처를 지나며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울산 뉴코아아울렛 화재는 리모델링 공사 중 발생했다.
13일(왼쪽)과 지난달 3일(오른쪽) 마리오아울렛 비상구 앞 통로. 종이 상자 등 가연성 물건이 가득하다.(사진=오종탁 기자)

13일(왼쪽)과 지난달 3일(오른쪽) 마리오아울렛 비상구 앞 통로. 종이 상자 등 가연성 물건이 가득하다.(사진=오종탁 기자)


주말을 맞아 손님들로 가득 찬 마리오아울렛 매장. 빽빽한 점포와 특설 매대, 인파 등으로 혼잡하다.(사진=오종탁 기자)

주말을 맞아 손님들로 가득 찬 마리오아울렛 매장. 빽빽한 점포와 특설 매대, 인파 등으로 혼잡하다.(사진=오종탁 기자)


마리오아울렛의 진짜 문제는 곳곳에서 막혀 있는 비상 통로다. 3관 일부 층 비상구로 향하는 좁은 통로엔 종이 상자 등 가연성 물건이 가득했다. 만약 화재라도 난다면 수많은 손님들이 인파와 매장·특설 매대에 쌓인 옷, 방해물 등을 뚫고 비상구로 향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13일(왼쪽)과 지난달 3일(오른쪽) 마리오아울렛 매장 비상구 바로 앞 공간에 놓인 의류 걸이와 상자. 비상구까지 가기조차 어렵다.(사진=오종탁 기자)

13일(왼쪽)과 지난달 3일(오른쪽) 마리오아울렛 매장 비상구 바로 앞 공간에 놓인 의류 걸이와 상자. 비상구까지 가기조차 어렵다.(사진=오종탁 기자)


2001년 문을 열어 2013년 리뉴얼한 1관은 한눈에 봐도 빽빽했다. 층마다 많은 매장이 거의 빈틈없이 들어섰다. 재고 창고가 부족해서인지 편의 때문인지 일부 매장은 비상구 앞 여유 공간에 의류 걸이와 상자 등을 잔뜩 놔뒀다. 4층 비상계단 입구에는 남성 정장 상의가 옷걸이에 걸려 떡하니 버티고 섰다.

이런 풍경은 한 달여 전 첫 방문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 1관 2층 비상 통로는 아예 재고 창고를 방불케 했다. 사람 키만큼 쌓인 상자와 옷가지 등이 대피로를 점령했다.
지난달 3일 마리오아울렛의 한 비상 통로. 소방서에서 배포한 '비상구 등 안전 관리 준수 안내문'(물건을 쌓아두면 안 된다는 내용)
 주변에도 잡동사니가 쌓여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지난달 3일 마리오아울렛의 한 비상 통로. 소방서에서 배포한 '비상구 등 안전 관리 준수 안내문'(물건을 쌓아두면 안 된다는 내용) 주변에도 잡동사니가 쌓여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소방서에서 배포한 '비상구 등 안전 관리 준수 안내문'은 붙어있기만 할 뿐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이 안내문은 피난 시설·방화 구획 및 방화 시설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면 법에 따라 과태료 30만~100만원을 부과한다고 경고했다. 관련해 마리오아울렛은 이미 2013년 소방 당국으로부터 과태료 50만원 처분을 받았다.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다 보니 제대로 된 개선 없이 늘 제자리다. 지난해 8월엔 마리오아울렛 2관 11층 의류 보관 창고 난간에서 실제로 불이 나기도 했다.

재난 대비 원칙을 외면하며 마리오아울렛은 계속 공사 중이다. 마리오아울렛은 2001년 1관, 2004년 2관을 개장했다. 이어 2012년 3을 열고, 2013년 9월 1·2·3관을 잇는 증축을 완료했다. 지난해 12월엔 3관 8층을 리빙전문관으로 새단장했다. 올해 1월부터는 모던하우스(9층), 노브랜드(지하 1층), 영풍문고(6층) 등 순차 오픈에 들어갔다. 층별 매장 리뉴얼 공사는 수시로 이뤄진다. 4관 건설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일 마리오아울렛 첫 방문 당시엔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매캐한 냄새가 났다. 공사 현장에서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한 매장 관계자가 휴대전화로 상황을 관리 부서에 신고했다. 크고 작은 위험은 언제든 지나칠 수 있지만 사고는 꼼짝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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