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과 방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제안한 북ㆍ미 정상회담을 파격적으로 수용한 지 4일이 지났다. 북한 매체들은 북ㆍ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이 상황을 두고 대화를 중매한 한국 정부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인 미국 정부는 기대를 거두지 않고 있지만 초조한 모습도 엿보인다.
미국의 소리 방송도 한 백악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추가 조치를 하지 않아도 대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발언은 북한과 서둘러 만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북의 응답을 촉구한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북한으로부터 직접 뭔가 듣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북한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유엔(UN) 대사들에게 북ㆍ미 대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번 기회가 희망적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한 것도 북ㆍ미 대화에 대한 국제적인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대화는 없다며 북을 압박했던 미국이 북측의 응답을 촉구하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역시 클린턴 정부에서 대북 외과적 타격을 검토했던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은 워싱턴 포스트(WP) 기고문에서 "비현실적인 기대를 가지고 대화하면 협상이 실패할까 두렵다"고 일갈했다. 김정은과의 대면 담판을 이끌어낸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의욕을 경계한 대목이다.
북한이 침묵하면서 오히려 중국이 제목소리를 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정의용 대북 특사를 만나 북ㆍ미 대화를 환영하면서도 중국 측 입장인 '쌍궤병행(雙軌竝行ㆍ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진행)'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북ㆍ미 대화 국면에서도 중국이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북ㆍ미 대화 수락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같은 주장을 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는 중국이 북ㆍ미 간 직접 대화가 이뤄지면서 6자회담 내 입지가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ㆍ미 대화 국면에서 일본의 목소리는 사라질 위기다. 사학스캔들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4월 초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 해도 반전을 노릴 변변한 카드가 없다. 납치자 문제가 있지만 북한과의 대화 자체를 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3000원 샤넬밤'도 품절대란…다이소 "다음 대박템...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