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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廣터뷰]남경필 "쓴소리맨 없는 文정부…그런 권력의 끝, 내가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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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도지사 인터뷰
경기도 대형 프로젝트 마무리하고 싶어…재선 도전
최저임금·가상통화 정책 실패로 소상공인·청년 분노 커
한국당 개혁해 보수 다시 세워야보수 다른 길 없어
가족문제로 물의지금은 아들과 맥주 마시며 많은 대화
남경필 경기지사 //수원=윤동주 기자 doso7@

남경필 경기지사 //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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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오상도 아시아경제 정치부장, 정리=김혜민 기자] 석 달여 남은 6ㆍ13지방선거는 보수 세력에게 '험로(險路)'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보여주듯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여전히 높아 보인다. 최근 정부ㆍ여당의 잇따른 '헛발질'에도 그 지지율을 자유한국당이 좀처럼 가져오지 못하는 이유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애초부터 선거 목표를 낮춰 잡았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현상 유지(6석)만 해도 성공이라는 입장이다. 이른바 '집토끼 사수' 전략인데 당내에선 3석 이상도 힘들다는 비관론까지 나온다.
한국당 일각에선 수도권의 노른자인 경기지사 '사수'에 비관적인 사람들도 적지 않다. 대중성과 인지도, 친문(친문재인)을 앞세운 여당 후보군이 넘쳐난 탓이다. 하지만 광역자치단체 중 인구가 가장 많고 서울ㆍ인천, 중앙정부와 정책적으로 연계된 경기도를 놓치면 타격이 클 것이란 위기의식은 여전하다.

7일 경기도 수원시 경제과학진흥원에 자리한 집무실에서 남경필 경기지사를 만났다. 남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경계하는 상대를 묻자 한동안 침묵했다. 그리곤 '문재인 대통령'을 꼽았다. 경기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다른 여권 후보를 지목할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번 선거에선) 누가 나와도 쉽지 않아요. 역으로 누가 나와도 충분히 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남 지사는 이번 선거가 현 정권과 과거 정권에 대한 심판론으로 흐를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면서 "여당 후보가 누구일 것이라는 개인적 문제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6월 지방선거 결과가 곧 문재인 정부 혹은 과거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라는 얘기인가.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ㆍ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으로 이 선거를 치르려 할 것이고, 야권은 (반대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으로 (선거를) 치르려 할 것이다.

-현 정부의 지지율은 여전히 높다. 쉽지 않을 것이다.
▲맞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만으로 선거를 치러선 안 된다. 미래를 봐야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최저임금과 관련된 소상공인들의 분노와 좌절이 극에 달했다. 암호화폐와 관련된 정부의 무책임과 이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분노도 컸다. 이런 대안을 보수가 제시해야지 않겠나. 청년 실업을 보듬고 관련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 이런 것들에 한국당이 얼마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느냐, 그래서 국민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느냐를 가름할 것이다.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남 지사는 이날 인터뷰 직전 올해 처음 열린 경기 통합방위협의회를 다녀왔다. 정부가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을 보내 4월 남북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다음날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미동맹에 근간한 남북대화를 거론하며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

-통일방위협의회에서 강조한 내용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 방향성과 궤를 같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남북대화를 추진하는 건 잘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북한의 태도가 담보된 것이냐, 아니면 시간벌기에 이용당하느냐 하는 건 지금 정부가 발표하는 북한 측 태도만으론 알 수 없다. 굉장히 투명하지 않은 회담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회담은 언론이 없는 상태에서 극도로 통제됐다. 당국이 발표한 내용만 받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 않느냐.

-안보정책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의 행보를 점수화한다면.
▲아직 (집권)하는 중이잖아요. 지금 점수를 매기긴 어렵다.

-좀 더 지켜보겠다는 뜻인가.
▲그렇죠. 다만 아쉬운 점은 있다. 내부에 (쓴 소리를 낼) 사람이 없다.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을 비롯한 최근 성추행·폭행 논란만 해도 그렇다. 내부에서 목소리가 나올 법한데 없더라. 권력을 가졌을 때 경계해야하는데 민주당을 보면 지금 자정기능이 없는 것 같다. 이러면 (집권이) '원텀'으로 끝날 수 있다. 민주당도 국가와 대통령을 위해 좀 더 쓴 소리를 해야 한다. 자화자찬을 하자면 이명박 정권 때 당시 한나라당(현 한국당)에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란 소장파가 있었다. 끝까지 '개기고'(이의를 제기하고) 그랬다. 물론 재집권하고 나선 없어졌지만…. 공천으로 다 제거하고 우리 같은 사람은 지방으로 내려 보내니 당 안에서 박근혜 정부가 잘못할 때 목소리를 낼 사람이 없었던 거다.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홀로 목소리를 간간히 냈다. 그렇게 자정기능을 상실해 우리도 정권을 내줬는데….
남경필 경기지사 /수원=윤동주 기자 doso7@

남경필 경기지사 /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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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지사는 지난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에서 새누리당(현 한국당)을 선도탈당한지 약 13개월 만인 올해 초 복당했다. 위기에 빠진 보수를 살리겠다는 명분은 빛이 바래는 듯 보였고, 지역 여론도 잠시 술렁였다. 남 지사의 표정에 잠시 그늘이 지는 듯 했다. 남 지사는 33세라는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내리 5선을 하는 동안 보수 개혁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바른정당에서 마음이 떠난 건 언제부터인가.
▲내가 제안한 게 있었어요. 바른정당을 대표하는 인물들(유승민ㆍ오세훈ㆍ원희룡ㆍ남경필ㆍ김무성)을 다 불러다놓고 매주 수요일 낮마다 우리 사회의 가치를 담은 뜨거운 토론을 벌이자는 제인이었죠. 페이스북 방송중계로 우리 시대 젊은 보수 정치인들의 (수준 높은) 가치 논쟁을 이어가자는 주장이었는데 다들 도망 다니다가…(성사되지 못했다).

그는 바른정당에 대해 "보수를 대표할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얘기가 나오자마자 책상을 여러 차례 두드리며 잠시 목소리가 높아졌다. "처음엔 지지율이 20%까지 올라갔다"며 "딱 뜨자마자 선거연령을 18세로 인하하는 법안부터 치고 나간 뒤 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까지 마무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결정타는 지난해 말 한국당과의 '통합전당대회'를 놓고 불거진 이견이었다. 남 지사는 당시 한국당과 통합전대를 치러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당 대 당 통합을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고 당은 쪼개졌다. "다 '오케이'했어요. 하…. 그런데 당시 유승민 대표가 그걸 걷어차는데 전 거기서 마음이 떠난 거예요. 내가 그날 저녁에 그랬다니까…. 이제 나를 찾지 마라. 내 마음에서 바른정당은 떠났다고. 그때 통합전대를 했으면 (보수 지형은) 지금 완전히 다른 모양이 돼있었을 거예요."

남 지사는 인터뷰 이튿날인 8일 중앙당에 후보자 추천신청 서류접수를 마쳤다. 공식적으로 재선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으나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복당은 한국당이 보수를 대표한다고 봤기 때문인가.
▲이제 보수 세력은 한국당을 개혁해 다시 보수를 세워야지, 다른 길은 없다고 본다. 선거하고 같은데 사람과 정책, 메시지를 모두 바꿔야 한다. 그래도 과거 이회창 총재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많이 변했다. 그러니까 지난 10년간 집권하면서 (개혁을) 안 한 거다. 게을러서 후퇴한 건데 다시 하면 된다.

-보수 개혁은 도지사직에선 쉽지 않은데, 중앙정치를 할 생각은?
▲많은 자치단체장들이 재선을 하려는 이유를 알겠더라. 대형프로젝트는 4년 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4년쯤 지나야 시작된다. 실제로 많은 프로젝트가 이제 첫 삽을 뜨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할 일을, 성과를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홍 대표와 종종 통화하나. 최중경 전 장관 출마설도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홍 대표와 통화는 요즘 (거의) 하지 않는다. (다른 분의 출마설은) 아닌 것 같다. (공천은) 당에서 할 일이다.

-과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의 독대가 보수 세력의 지방선거 연대론에 불을 댕겼다. 여당과 맞서려면 국민적 합의로 연대도 가능하다는 입장인데.
▲어찌 보면 (저는) 선수인데, 선수가 규칙이나 판을 어떻게 짜는냐를 이야기하는 게 맞지 않다. 야권의 헤게모니를 누가 쥘 것이냐 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견제에 힘을 합하는 게 더 중요하다. 논의는 당 대 당으로 해야 한다.

-지난달 말 3년 6개월의 도내 여야 연정이 끝났다. 재선 가능성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일자리도 많이 만들고 채무도 다 갚고, (288개 정책에 대한 여야) 연정으로 정치를 안정시켰다. 잘 했다는 평가도 많은데 굳이 바꿀 필요가 있을까라고 되묻고 싶다. 청년정책과 광역서울도 같은 미래 비전도 진정성 있게 설명하겠다. 안 해본 것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한 걸 더 잘 하겠다는 이야기다.

가족 문제는 남 지사의 '아픈 손가락'이자 정치인으로선 '아킬레스건'이다. 장남은 마약복용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고, 아내와는 2014년 도지사 당선 직후 이혼했다. 남 지사는 "(아들이 구치소에 있을 때) 면회를 거의 매일 갔다"며 "지금은 집에서 같이 지내는데 맥주 한 잔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와의 이혼, 어찌 보면 그만큼 정치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보인다.
▲이혼할 수 없다고 생각해 여러 번 설득했다. 한 6년을…. 그러다 딱 받아들인 게 (아내가) 25년은 부모이름으로 살았고, 25년은 남경필 이름으로 살았다더라. 이제 (인생이) 한 25년 더 남은 것 같은데, 남은 인생은 자기 이름으로 살고 싶다고 하는데 받아들였다. 서로의 뜻을 존중해 준 것이다. 정치는 제게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1965년 경기도 용인 출생 ▲경복고 졸업 ▲연세대 사회사업학 학사 ▲미국 예일대 경영학 석사 ▲15ㆍ16ㆍ17ㆍ18ㆍ19대 국회의원(5선) ▲2011년 한나라당 최고위원 ▲2012년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2014년 제34대 경기도지사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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