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과학을 읽다]③화장(化粧), '죽음'보다 '욕망'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근대들어 화장품 속에 든 납 때문에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름다움을 위해 기꺼이 화장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은 매니큐어 바르는 사람의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쳐]

근대들어 화장품 속에 든 납 때문에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름다움을 위해 기꺼이 화장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은 매니큐어 바르는 사람의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쳐]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화장(化粧)'은 스스로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그 행위가 죽음으로 이끄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고대 이집트인은 황화납이 포함된 광물을 갈아서 눈 위에 발랐는데 그들은 납에 포함된 신경독이 학습과 행동장애를 유발하고, 남녀의 생식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사실은 몰랐습니다. 근대에는 일부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알았지만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심 앞은 죽음은 후순위였던 것입니다.

현대에도 화장품의 독성보다 아름다움의 추구에 더 집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제외한 일반적인 경우의 사람들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장품을 살 때 화장품의 성분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습니다. 구성 성분을 읽어봐도 온통 외국어로 된 화학성분이 어떤 기능이나 역할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별다른 감흥이 없습니다.

다만, 일부 성분이 건강을 해친다는 소식을 접했을 불매를 결정하는 등 행동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화장품 성분 중에 큰 논란을 야기했던 성분 중 하나는 '파라벤(paraben)'입니다. 방부제인 파라벤은 향이 없고, 변색되지 않는데다 독성도 낮아 선크림, 수분크림, 색조화장품 등에 첨가돼 왔습니다.

그러나 파라벤이 내분비계를 교란시키고 유방암 발병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사용을 줄입니다. 유럽연합(EU)은 2014년 파라벤을 사용한 화장품 수입을 금지했고,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화장품위원회도 파라벤의 사용을 금지합니다.

파라벤 대용으로 '페녹시에탄올(Phenoxyethanol)'이 사용되지만 페녹시에탄올도 기미와 주근깨의 원인 되고, 피부 자극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논란을 일으킵니다. 살균보존제인 페녹시에탄올은 국내에서는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화장품 배합한도가 1%로 정해져 있습니다.

화장품의 성분 중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가능성이 있는 물질(2B발암물질)' 중 하나로 규정한 성분이 '1,4-다이옥산(1,4-Dioxane)'입니다.

1,4-다이옥산은 샴푸나 클랜징폼, 치약 등 거품이 생기는 제품에서 발견됩니다. 제조사는 제품라벨에 1,4-다이옥산의 함유 여부는 표기하지 않습니다. 1,4-다이옥산은 첨가물질이 아니라 제조 과정에 다른 물질과 결합해 발생하는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화장품을 만들 때 불가피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성분 중 하나가 계면활성제입니다.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도록 역할을 하는데 '폴리에칠렌 글라이콜(Polyethylene glycol, PEG)'도 그 중 하나입니다. 피부 점막을 자극해 피부 트러블이나 두드러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분을 확인하고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도 지혜로운 소비라고 할 수 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쳐]

성분을 확인하고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도 지혜로운 소비라고 할 수 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쳐]

원본보기 아이콘


앞서 소개한 이런 성분들이 지금 사용하는 화장품에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 성분은 적정량까지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1,4-다이옥산의 경우 검출량이 100ppm 이하여야 합니다.

납도 당연히 화장품에 들어 있습니다. 화장품 중 가장 많이 먹는(?) 립스틱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납 허용 기준치는 10ppm입니다. 우리나라는 그 2배인 20ppm을 허용합니다. 납이 몸 속에 쌓이는 중금속인 만큼 미국처럼 기준치를 낮추는 것이 어떨까요.

화장품 성분의 유해성 여부가 궁금하시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화장품제품정보'나 대한화장품협회 홈페이지 '화장품성분사전' 코너를 적극 활용하시길 권합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다수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거쳐 생산되기 때문에 안전성에 문제는 없다"면서 "다만, 개인적 특성에 따라 트러블을 유발할 수도 있는 만큼 라벨 등을 통해 성분을 확인하고, 자신의 체질에 맞는 제품을 사용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