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철 전 부회장은 19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를 통해 한국에서 국제동계스포츠 행사를 처음으로 치러낸 인물이다. 동계스포츠 애호가인 이 전 부회장은 모두가 반대하는 무주리조트를 1990년에 개장했다. 이곳에서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렸다. 비록 이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를 거치며 쌍방울 그룹이 공중분해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그는 평창올림픽으로 가는 신호탄을 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리조트 개발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동계올림픽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며 관련 종목과 선수 육성에 힘을 쏟았다. 전북을 새로운 동계스포츠의 요람으로 만들기 위해 운명을 걸었다.
협회만 만든 게 아니다. 쌍방울은 루지와 컬링, 스키점프, 에어리얼 등 12개 종목의 동계 종목을 아우르는 실업팀까지 만들었다.
이상호가 한국 최초로 설상종목 첫 금메달을 딴 스노보드 역시 이 전 부회장에게서 비롯됐다. 그는 1990년대 초 모든 스키장들이 스노보드를 배척할 때 한국 최초로 장비를 도입하고 미국으로 지도자를 보내 기술을 배워와 소개했다. 한국 썰매의 선구자인 강광배 한국체육대학 교수도 무주리조트 스키 강사 출신이다.
당시 건설된 스키점프대는 이번 올림픽 남자 스키점프 단체전에 출전한 최고참 최흥철(37)이 훈련했던 곳이다. 당시 최흥철 등 설천초등학교 선수들은 한국 스키점프의 대들보로 자라났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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