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율 90%의 과제에 도전하라는 목표 제시
32개 스핀오프 기업 탄생, 누적 투자액 100억원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삼성전자가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치도록 지원지원하면서 '스타트업의 성지'인 실리콘밸리 문화를 싹 틔웠다.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2012년 도입한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195개의 아이디어를 발굴·육성하고 있다. 1년 간 현업에서 배제 돼 과제를 진행하고 사업화 결정이 되면 스타트업으로 독립해 창업한다. 2015년부터 상·하반기 스핀오프를 진행해 왔으며, 현재 32개의 스타트업이 창업했다.
삼성전자는 성공할만한 안정적인 목표가 아니라 실패할만한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라는 의미에서 '실패율 90%'를 내부 목표로 삼았다. 대신 사업 실패시 그 경험의 가치를 높이 사는 취지에서 재입사를 보장해주고 있다. 이 같은 전폭적 지원 속에서 C랩 도입 첫 해에는 2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대 이상의 반응에 연 1회에서 연 2회로 공모전을 확대했다. 평균적으로 6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삼성전자의 역량으로 축적되기도 한다. 지난 2015년 3월 출시한 세리프TV는 기존 TV 모양이 아닌 가구 같은 TV를 만들었다는 특징으로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는데 이 디자인은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에 근무 중이던 30대 과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또 최근에는 C랩에서 개발한 제품을 활용,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체장애인을 위한 안구마우스 '아이캔', 발화장애인을 위한 보완대체의사소통 애플리케이션(앱) '스마트AAC', 화재현장 인명구조를 위한 소형 열화상 카메라 '이그니스',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보조 앱 '릴루미노' 등이 C랩에서 개발됐다.
스핀오프로 독립한 기업들도 삼성전자와 제휴를 이어나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의 프로모션 사은품으로 C랩 출신의 스핀오프기업 '망고슬래브'의 점착식 소형 메모 프린터 '네모닉'을 공급했으며 스마트벨트 '웰트'의 경우 삼성물산과 협업하여 빈폴 액세서리 및 일모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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