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정치권에 따르면 6월 지방선거 최대 변수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연대 여부가 떠올랐다. 보수적통을 자처하는 한국당과 중도보수를 강조하는 바른미래당은 당장은 연대가 없을 것이라며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연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여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야권이 지방선거 참패를 막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연대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다면 한국당은 서울에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경기도ㆍ인천 등 수도권에선 바른미래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조건으로 연대를 이룰 수 있다. 양당의 입장에서는 '보수'라는 표밭을 공유하고 있기에 서로 경쟁해 표를 나눠 갖기보다는 선거 연대를 통해 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양당에서 선거 연대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올 지방선거에서 야권 연대는 없을 것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안철수ㆍ남경필 연대설'에 대해 법적대응에 나서는 등 강경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남 지사 측도 "안 전 대표와의 만남은 남 지사가 복당을 고민하던 시기에 이뤄진 것"이라며 "복당을 앞둔 남 지사와 이를 만류하던 안 전 대표 사이에서 '선거 연대'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또 선거 연대가 이뤄진다면 양당의 정체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양당이 적극적 연대보다는 암묵적인 연대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야권 단일 후보든 아니든 상관하지 않는다"면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서울-안철수, 경기도-남경필' 후보로 수도권 선거를 치르고 나머지 지역은 각개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가 내용상으로 보수 후보가 되는데 그렇게 색깔을 드러내고 정면 승부를 하자"고 강조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야권의 선거 연대의 가능성을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박 의원의 '연대설' 발언은 야권 연대의 가능성을 읽은 박 의원이 야권 연대가 이뤄지지 않게 김을 뺀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을 밝혔다.
야권 연대가 가시화될 경우 민주당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분당 과정에서 지지층이 마음에 상처를 입었기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평당과 연대를 논의한다면 (우리가) 참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민주당과 민평당의 일대일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 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연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상반된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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