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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과 비밀회동 무산…'어깃장 행보' 마이크 펜스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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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9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에서 탈북자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9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에서 탈북자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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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이설 기자, 오현길 기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청와대에서 비밀회동을 하려다 북한 측의 취소로 무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펜스 부통령이 방한 기간 중 보인 행적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비밀회담을 목전에 두고 회담 상대를 자극하는 행보를 이어간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펜스 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전날인 8일 방한해 3박 4일 동안 머문 뒤 11일 떠났다.
펜스-김여정 비밀 회담 무산을 처음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측은 펜스가 한국에서 탈북자를 만난 것 등을 문제 삼아 회담 2시간 전에 전격 취소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하면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부인은 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개회식 행사장에는 착석하지 않고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개회식 행사장에는 착석하지 않고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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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부통령은 10일로 예정됐던 청와대 비밀회동 전날 문재인 대통령 주최로 열린 올림픽 사전 리셉션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합석을 거부했다. 헤드 테이블에 앉은 다른 참석자들과는 악수를 하면서도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행사장을 떠났다. 이 때는 북한과의 회담 일정이 다음 날로 확정된 상태였다.

펜스 부통령은 리셉션 행사장에 가기에 앞서 이날 오후 탈북자들과 면담을 하고 천안함기념관을 방문했다. 펜스 부통령의 이런 일련의 행보를 두고 북미 대화는 물 건너갔다는 말이 나왔다.
펜스 부통령의 ‘어깃장 행보’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처음부터 북한과 대화할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 시간) 펜스 부통령 등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의 만남을 승인하면서 ‘만남’이 ‘협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WP는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 차원으로 펜스 부통령이 북한 면전에서 직접 강력한 비핵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방침이었다”고 전했다.

북한과의 비밀 회담을 앞두고 연막을 치기 위해서라는 분석과 비밀 회동 전에 상대의 기를 꺾기 위한 의도적인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펜스의 의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북한에 적대적인 일련의 행보가 회담 무산을 불러 온 원인을 제공했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전쟁광신자와 그 사환군의 치졸한 추태'라는 제목의 정세해설 기사에서 "(펜스 부통령이)남조선 당국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올림픽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그 무슨 '핵포기'니, '최대한의 압박'이니 하는 광기 어린 대결 폭언만 잔뜩 늘어놓았다"고 보도해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어 "이번에 펜스와 아베(일본 총리)가 남조선을 행각하며 벌린 것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북남관계 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반공화국 압살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역겨운 대결 광대극"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서도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펜스 부통령이 북한을 자극하는 행보를 꼭 해야 하느냐”며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CNN은 펜스 부통령의 방한 기간 행적에 대해 “초강대국 미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품위 없고 저급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김여정은 파격적인 화해의 메시지를 내놓은 반면 펜스 부통령은 압박 강화라는 해묵은 메시지를 갖고 갔다고 평가절하했다.

미국 국무부가 이례적으로 북한과의 회담이 무산된 사실을 공개한 것도 자국 내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용현 북한대학원 교수는 "펜스가 올림픽 방한 기간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것에 대한 비판적 여론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면서 "북한이 회담을 먼저 찼다는 걸 강조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 선거와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비공식으로 하자는 회담이고 사실상 결렬됐으면 입을 닫고 있으면 되는데 굳이 언론에 흘린 것은 의도성이 짙어 보인다“며 ”중간 선거 판세가 8월 정도면 나오기 때문에 미국 정치 상황과 관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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