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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필 관악구청장 말춤·붐바스틱 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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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필 구청장 20일 자신의 블로그 '유종필의 관악소리' 29번째 글 '말춤 한 번 출까요?' 글 눈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이번 책잔치 홍보를 위해 말춤 한 번 추면 어떨까요?”

싸이의 말춤이 한창 유행할 때인 몇 년 전 가을 간부회의에서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이런 제안을 했다.
그러니 참석자들이 처음 농담으로 받아들이다 유 구청장이 말을 이어가자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몇몇은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유 구청장은 20일 자신의 블로그 ‘유종필의 관악소리’ 29번째 글 ‘말춤 한 번 출래요?’에서 말춤을 추게 된 사연을 이같이 설명했다.

유 구청장은 “화젯거리도 만들고 주민들을 즐겁게 해주는 데는 말춤이 괜찮을 것 같아요. 집에서 해보니 참 재미있더라구요. 국장, 과장들이 모두 함께 해야 의미가 있으니 빠지지 마세요”라고 당부했다.
이렇게 해 다음날부터 강당에서 말춤 연습에 돌입, 막상 연습에 들어가자 예상외로 모두들 즐거워하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지나갔고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몇 차례 연습을 마치고 드디어 구청 앞마당에서 비디오 촬영에 들어가는 날. 구청장과 부구청장, 국장, 과장들이 까만 선글라스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나자 일제히 웃음이 터졌다. 남녀 직원들이 뒤섞여 리허설을 할 때부터 지나가던 주민들이 몰려와 순식간에 큰 장이 서고 내내 웃음과 박수 속에 촬영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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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루어진 말춤 동영상은 그날부터 청사 전광판은 물론 지역 TV에 방영되고 인터넷에 퍼져 큰 화제가 됐다.

지역 언론은 물론 중앙 언론에까지 보도됐다. 환갑을 목전에 둔 공무원들이 이런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어떤 직원은 집에서 거울 보면서 연습을 한 것이 계기가 돼 처음으로 직장의 일을 화제로 아내와 대화를 나누었고, 어떤 직원은 부인으로부터 바람난 것으로 일시적인 오해를 받았다고 했다.

말춤이 크게 화제가 되자 저녁 때 친목 모임에 가도 사람들이 말춤을 주문했다. 그럴 땐 유 구청장은 “이왕 버린 몸, 한 번 춰보겠습니다”라며 흔쾌히 춤을 추다 소주병을 머리 위에서 몇 바퀴 돌리면 장내는 웃음바다가 돼 버린 사연도 전했다.

유 구청장은 “어떤 좋은 말보다 말춤 한 번 추는 것이 더 친근해지고 흥을 돋우었다. 몇 년 뒤 평생학습축제 때도 구청 마당에서 주민들과 함께 붐바스틱춤을 추었고 신년인사회 때도 공무원과 주민들이 어우러져 붐바스틱을 추자 참석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 구청장이 말춤과 붐바스틱을 추게 한 사연에는 깊은 뜻이 있었다.

그는 “구청 간부들의 집단춤은 엄숙주의, 권위주의를 벗어 던지고 온몸으로 주민에게 다가가는 좋은 계기가 됐다. 공무원들은 대개 얼굴 표정이 없거나 근엄한 편이다. 전문 강사들은 공무원 대상 강의가 가장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어지간한 유머에도 잘 웃지 않고 웃더라도 혼자서 조용히 웃는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조직 문화가 그렇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공직사회 엄숙주의는 일반 주민에게 거리감을 주고 더 나아가 권위적이고 불친절하게 보일 수 있고 본 것이다.

그래서 유 구청장 본인부터 엄숙한 표정을 배제하고 일부러라도 웃으려고 늘 노력한다고 전했다.

유 구청장은 “국내외 기업들 중에는 펀(fun) 경영을 하는 곳이 많다. 딱딱한 형식을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일하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나는 펀 경영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지만 이런 개념으로 직원들을 대한다. 복장도 자유롭게 하고 말단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농담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붐바스틱

붐바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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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자발성과 다양성, 창의성을 북돋우리라 믿는다고 했다.

그는 “리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장악하던 시대는 지났다. 조직 전체가 일해야 잘 되는 조직이다.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직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즐거웠던 추억을 공유하게 되면 조직은 더욱 건강해진다”고 맺었다.

조직 문화를 조금씩 바꾸려는 유종필 구청장의 깊은 의미가 내포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유종필 구청장은 평소에도 딱딱한 양복 대신 잠바 차림을 좋아한다. 다 조금더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보려는 의미가 있음을 볼 수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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