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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타임 평창]솔직·당당·열정·발랄, 평창의 대한민국 新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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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인공" 넘치는 자부심, 자신의 감정 거리낌 없이 표현
공정성 결여·취업난·불신 팽배…잠재력 폭발, 기성세대의 책임

차민규[이미지출처=연합뉴스]

차민규[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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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2018년 청춘의 풍경은 우울하다. 불황과 취업난, 세대·계층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정부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결혼, 주거, 취업 등을 주제로 한 보도에는 부정적인 댓글이 넘쳐 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처지를 토로하는 글이 빠르게 퍼진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젊음의 잔치다. 치열한 경쟁의 한복판에 있는 선수들은 우리 청춘의 단면이다. 이들이 올림픽을 통해 발산하는 재능에서 넘치는 희망이 보인다. 4년 동안 준비한 무대를 축제로 즐기면서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결과를 떳떳이 받아들이면서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올림픽을 통해 청춘에 잠재한 가능성이 주목 받는 이유다.
◆나를 위한 무대=올림픽을 비롯한 국제스포츠대회에서 거두는 메달과 성적이 국력의 상징으로 통한 시기가 있다. 평창을 달리는 우리 선수들은 다른 세계에 속해 있다. 하계올림픽 선수와 지도자를 경험한 A씨는 "예전에는 올림픽에 참가해도 입상하지 못하면 실패라고 규정했다. 출신 학교나 고향, 소속팀의 뒷바라지에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고통을 참고 끌려가듯 운동했다. 입상하지 못하거나 금메달이 아니면 세상이 끝난 듯한 패배감에 짓눌려 좌절하고 방황하는 선수도 많았다. 지금 세대는 동메달에도 기뻐하고 개인 기록만 경신해도 뿌듯해 하며 좋은 성적을 낸 동료를 격려한다. '나도 이 무대의 주인공'이라는 자부심으로 충만했다"고 분석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딴 이튿날인 19일 강릉 올림픽파크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릉=김현민 기자 kimhyun81@

'빙속 여제' 이상화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딴 이튿날인 19일 강릉 올림픽파크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릉=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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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자기표현=재치 있는 답변으로 '어록'이 탄생하고, 비판하는 여론에도 적극 대처한다.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딴 차민규(25·동두천시청)는 호바르 로렌첸(26·노르웨이)에게 0.01초 차로 밀려 금메달을 놓친 다음 "다리가 짧아서 아쉽다"며 유쾌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A씨는 "과거 메달리스트는 '최선을 다한다'처럼 판에 박힌 대답을 하거나 자신을 길러낸 지도자나 모교, 유명 인사 등에 대한 고마움을 먼저 표현했다. 그게 정답이자 미덕이라고 배웠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질책도 뒤따랐다. 이제는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외국 선수들과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눈높이가 향상되고 자신을 표현하는 데도 익숙하다"고 했다.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인 호주 오픈에서 우리 선수로는 처음으로 4강에 올라 신드롬을 일으킨 정현(22·한국체대·삼성증권 후원)을 보라. 중계 카메라 렌즈에 쓴 간결한 문구로 팬들을 열광시키고, 영어 인터뷰도 막힘 없이 해내면서 다재다능한 젊은 세대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하계올림픽을 다섯 차례 경험한 B씨는 "요즘 젊은 선수들은 외동이거나 형제가 적고, 집안 형편도 이전과 비교해 넉넉한 환경에서 자랐다. 가정에서부터 힘을 실어주니 어떤 일이든 자신감 있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뒤에는 김아랑./강릉=김현민 기자 kimhyun81@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뒤에는 김아랑./강릉=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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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밀어줘야=청춘들이 사회를 불신하는 데는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부족하고, 공정성도 결여돼 있다는 인식이 작용한다. "성적이나 결과에 관계 없이 참가할 기회를 얻고,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모두가 승자"라는 올림픽 정신이 담긴 무대를 갈망할지 모른다. 스포츠평론가 최동호(50)씨는 "국가 주도로 추진한 행사에 선수나 자원봉사자 등 참여자들을 부속품처럼 여기는 관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A씨도 "연맹이나 협회의 부실한 지원, 강압적인 지도 방식에 대한 불만 등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이를 억지로 수긍하고 인내했다. 지금은 스포츠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부조리를 용납하지 않는다. 소수의 목소리라도 귀를 기울이고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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