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리아 사태는 한층 복잡해졌다. 정부군과 반정부군 간에 시작된 이 내전은 종교에 주변국들까지 가세해 국제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터키군은 쿠르드족을 공격하기 위해 시리아 북부에 병력을 투입하면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쿠르드족은 앞서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서 미국 편에 서서 혁혁한 전과를 기록했으며, 시리아 북부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터키군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터키는 직접적 군사 대치 위기에 놓이게 됐다. 러시아는 이 모든 사태 전개를 만족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터키의 계산은 간단했다. 영토는 곧 힘이라는 것이다. 과거 제국의 역사를 지녔던 터키로서는 어떤 경우에도 쿠르드족이 자신들의 영토를 갖는 것은 용인할 수 없었다. 최근 수십 년간 터키는 과거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되살리려고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터키는 그동안 유럽연합(EU) 가입을 노력해왔다. 하지만 에르도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 터키는 유럽에 가까워지기보다는 중동 문제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터키의 최우선 현안은 터키 국경 인접 지역인 시리아 북부에 쿠르드 자치 지구가 만들어지는 일이었다.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터키 내부에서 분리 독립을 추진했던 쿠르드 노동당 역시 자치지구를 요구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터키의 군사작전은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전투 과정에서 전사자가 나오거나, 열세라고 생각하는 상대에게 패배하는 일을 겪게 된다면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재국가의 경우 군사적 모험이 실패할 경우 민주국가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자신의 전략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더욱이 냉소가 나오는 대목은 이 와중에 사실상 승자는 터키도 미국도 아닌 러시아라는 것이다. 이번 일을 겪으며 NATO 회원국 간의 반목은 커졌다. 더욱이 터키와 미국이 맞붙기라도 한다면 러시아는 엄청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최대 피해자는 민간인들이다. 이 끔찍한 전쟁으로 민간인들이 겪게 되는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 Project Syndicate 번역: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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