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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성능 저하 소송 쟁점은 '계획적 구식화'와 '소비자 기만' 입증

최종수정 2018.02.15 10:55 기사입력 2018.02.15 10:55

"제조사의 계획적 구식화, 소비자의 권리 침해 관점에서 SW의 법적 지위에 대한 의미 있는 판결 될 것"
iOS 업데이트에서 애플-이용자 간 계약관계 인정 여부, 성능 저하로 인한 손해 입증이 관건
집단소송제 없는 국내에서는 공동소송 형태로 손해배상소송 제기

아이폰 성능 저하 소송 쟁점은 '계획적 구식화'와 '소비자 기만' 입증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아이폰 고의 성능 저하에 뿔난 전 세계 이용자들이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지만 입증해야 할 사안들이 복잡해 승소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판결 결과는 제조사의 '계획적 구식화'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련 소비자 권리 침해가 발생했을 때 하나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애플 배터리 스캔들의 법적 쟁점' 보고서에서 이현승 선임연구원은 "애플의 iOS 무료 업데이트는 아이폰 사용자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요소였으나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나 판결에서 아직까지 확립된 것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집단소송은 합의로 종결될 가능성도 있으나, 법원 판결이 난다면 제조사의 계획적 구식화 또는 소비자의 권리 침해 관점에서 SW의 법적 지위에 대해 의미 있는 판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 성능 저하 문제는 2017년 12월 미국 테네시 주의 고등학생 테일러 바니가 노후화된 배터리와 신형 배터리 간 성능 차이를 발견하면서 불거졌다. 긱벤치에서는 배터리 성능 차이가 운영체제 버전에 따른 것이며 소프트웨어 이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애플은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해 12월20일에 "1월 23일 출시된 iOS 10.2.1부터 배터리 노후화로 출력 전압이 저하돼 발생하는 아이폰 꺼짐 현상을 막기 위해 아이폰6부터 아이폰SE, 아이폰7에 배터리 전압에 따라 CPU 동작 속도를 조절하는 SW 업데이트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성능 저하 이슈를 둘러싼 쟁점은 ▲애플의 조치가 계획적 구식화라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 ▲애플의 면책과 소비자 기만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애플의 SW 업데이트가 리튬이온 배터리의 노후화 문제라는 원인과 iOS 업데이트 이후 배터리교체 프로그램을 이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점은 집단소송 원고에게 유리한 점"이라면서도 "집단소송의 원고들은 아이폰의 성능저하가 자신들이 구형 아이폰을 버리고 새 아이폰을 구매하게 한 유일한 이유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며, 이를 입증하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승소가능성이 낮다는 취지의 주장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iOS의 무료 업데이트 약관에는 업데이트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면책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어 애플이 해당 조항으로 면책될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며 "애플은 테스트 과정에서 해당 패치로 인한 성능저하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기존 iOS 업그레이드에서는 아이폰 유용성에 대한 법적 고지(legal disclosures)를 계속 해왔지만 이번처럼 소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성능 측면의 SW적인 변경사항에 대해서는 설치 전에 경고문구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소비자 기만의 의도로 의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출처=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하려면 iOS 무료 업데이트가 애플과 이용자의 계약관계로 인정되어야 하며, 느려진 아이폰으로 인한 손해를 입증해야 한다.

손해배상 청구를 둘러싼 법적 쟁점은 ▲무료 업데이트 과정에서 계약관계 성립 여부 ▲애플의 고의와 과실 ▲iOS 무료 업데이트가 물품에 해당되는지 ▲무료 업데이트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정보 제공 권리가 애플에 의해 침해당했는지 ▲iOS 업데이트 부작용을 애플이 알고도 숨겼는지 ▲숨긴 것이 소비자기본법상 정보 제공 의무를 위반한 것인지 ▲iOS 무료 업데이트 이후 성능 저하가 물품 등의 하자에 해당하는지 등이 있다.

이 연구원은 "iOS 무료 업데이트에 대한 애플-소비자 간 계약관계가 인정되면 애플의 약관에 기재된 면책조항이 유효한 지, 소비자가 정보 제공 권리를 침해받았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느려진 아이폰으로 인해 소비자가 입은 실제적인 손해가 있는지, 애플의 배터리 교체비용 인하가 손해배상으로 충분한지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집단소송제가 증권 분야에만 허용돼 애플을 대상으로 한 소송이 공동소송 형태의 손해배상소송으로 진행중이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일부가 소송해도 판결로 다른 피해자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소비자주권회의와 법무법인 휘명이 애플과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무법인 한누리가 40만명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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