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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정책 중대변화 기류… 비핵화 전제 않고 대화 오픈

최종수정 2018.02.14 14:22 기사입력 2018.02.14 14:22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0일 오후 쇼트트랙 경기가 열린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스크린에 관중석 키스타임 영상이 나오자 환하게 웃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도 북한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미 행정부가 북한과 예비대화에 나설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고위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북한에 대해 예비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내부 검토를 거쳐 대북 전략적 접근 방식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사전 선언이 없어도 대화에 문을 열어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WSJ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최소 2차례 협의를 했고 그 결과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언급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11일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대화하겠다"고 밝혔으며 틸러슨 국무장관도 12일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화할 준비가 된 때를 결정하는 것은 정말로 북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의지를 보이기 전에 대화에 합의하는 것은 미국의 (대북) 접근에 미묘하지만 잠재적으로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이어 "펜스 부통령의 언급이 백악관의 공식적인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면 최근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남북 간 긴장완화에 트럼프 행정부가 고무됐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WSJ와 NYT는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 기조를 버린 것은 아니며 북ㆍ미간 대화가 시작돼도 간극은 여전히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관계자는 13일(현지시간)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는 타협이 가능하지 않다는 우리 입장을 강조하기 위해 기꺼이 북한에 관여할 의향이 있다"며 '압박과 관여' 병행 방침을 확인했다.

당초 군사옵션 카드까지 거론했던 백악관이 비핵화 조치의 선결 조건을 뒤로 한 채 북한과 일단 테이블에 앉아 탐색적 성격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기조 변화를 시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13일 라이몬즈 베요니즈 라트비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북ㆍ미 관계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온 문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만나 미국이 북한과 대화 의사가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미국의 기류 변화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공개 발언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설 연휴 기간 중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16일)인 '광명성절'을 맞는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광명성절을 나흘 앞두고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을 쏘아 올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에 맞대응하는 차원의 도발이었다.

북한은 이에 앞서 광명성절을 전후해 2013년 3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2016년에는 지구관측 위성이라고 주장한 '광명성 4호'를 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설 연휴기간에 북한이 도발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공식 초청한 명분을 훼손할 필요가 없는 데다 미국의 기류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 광명성절은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ㆍ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도 아닌 만큼 남한과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는 던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wjch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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