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집권 2기 첫해를 맞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정 칼날이 전방위로 뻗고 있다. '포스트 시진핑'으로 한때 후계 물망에 올랐던 쑨정차이 전 충칭시 당서기는 거액의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고 '인터넷 차르'로 불리며 두루 이권을 행사한 루웨이 전 중앙선전부 부부장은 공직과 당적을 모두 박탈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받고 권력의 정점에서 몰락했다. 이 밖에도 새해 들어 군 장성을 포함한 장차관급 고위직 낙마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7억명 이상의 중국 인터넷 사용자를 통제하는 막강한 권력을 쥐락펴락하고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세계 100인의 지도자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던 루 전 부부장은 시 주석 집권 2기 들어 낙마한 첫 장관급 '부패 호랑이(고위 관료)'로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을 지내며 중국의 악명 높은 인터넷 검열ㆍ통제 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중국시장에서 고전 중인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등 내로라하는 IT기업 경영진이 모두 그의 눈에 들기 위해 애썼을 정도다.
중국 정치 평론가 장리판은 "중앙기율위의 이번 발표문은 이전보다 거칠고 개인의 결함에 초점을 맞췄는데 이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그가 최고 지도부를 기만한 행위가 분노를 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는 장기 집권을 꾀하는 시 주석이 반(反)부패 사정 작업을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권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15년 9월23일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의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열린 제8회 '미·중 인터넷 산업 포럼'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에 서 있는 인물이 바로 루웨이 당시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이다. [사진=AP연합]
원본보기 아이콘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함께 시 주석의 후계 자리를 놓고 경합했던 쑨 전 서기는 결국 뇌물죄로 기소되는 수모를 겪었다. 중국 검찰 당국은 쑨 전 서기가 재임 기간 직무상 권력을 남용해 타인에게 부당 이득을 제공하고 불법으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 형사 책임을 묻기로 했다. 쑨 전 서기는 지난해 10월 열린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앙위원에서 물러난 데 이어 쌍개 처분을 받고 권력의 핵심에서 영원히 멀어졌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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