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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人]"엄마는 쉬세요" 명절밥상 차리는 홈쇼핑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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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앞두고 시험 치른 홈쇼핑 식품 상품기획자 3인 인터뷰
[포커스人]"엄마는 쉬세요" 명절밥상 차리는 홈쇼핑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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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10년이면 홈쇼핑 명절 상품도 변한다. 과거로 돌아가 2008년 설만 해도 홈쇼핑 명절 대표 품목은 '축산불패' '청과천하'였다. 평소 판매하던 사이즈보다 더 큰 사과나 배, 굴비ㆍ황태ㆍ곶감ㆍ민어 같은 차례용품들이 주를 이뤘다.여전히 차례를 지내는 가정도 많지만 명절의 개념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연휴'라는 인식이 강해지며 홈쇼핑 인기 상품도 달라졌다. 차례상에 올리는 것과 상관 없이 조리하기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먹거리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설 연휴 기간 시청자들의 입을 호강 시켜 주기 위해 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이 있다. 설은 중간고사, 추석은 기말고사로 여기는 홈쇼핑 식품 상품기획자(MD)들이 주인공이다.


◆GS샵 "명절엔 한 번을 먹어도 제대로 먹자"…킹크랩의 매력
박경호 GS샵 웰빙라이프팀 차장

박경호 GS샵 웰빙라이프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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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을 앞두고 GS샵에서 가장 잘 나간 식품은 킹크랩, 스노크랩, 랍스터 같은 '프리미엄 갑각류'였다. 식당에서 먹으면 고가지만 집에서 훨씬 경제적으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히트를 쳤다. 이 상품을 구성한 박경호 GS샵 웰빙라이프팀 차장은 "다른 홈쇼핑 채널과 차별화하기 위한 프리미엄 식품들이 강점"이라며 "GS샵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하는 식품 비중이 60%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갑각류를 먹기 편리하게 포장한 것도 장점이다. 부피가 크고 처치 곤란한 게딱지와 내장을 제거한 다음 선상에서 바로 가공해 냉동한 '동원수산 프리미엄 킹크랩'이 대표적이다. 박 차장은 이런 프리미엄 상품이 인기를 얻은 이유는 상품이 주는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에 있다고 했다. 그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먹는 밥상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즐겨보자는 게 요즘 주부들의 심리"라며 "프리미엄 갑각류는 차례상에서도 찾아볼 수 없지만 가족 모두 좋아할 만한 메뉴"라고 소개했다.

그는 "명절이 끝난 후 아파트 분리 수거장에서 내 상품 박스들이 보이면 내 자식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며 "다른 홈쇼핑 택배 차량에서 나오는 상품들도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고 말했다. GS홈쇼핑의 설 명절 특집 기간 2~3주는 보통 때보다 50% 이상 식품 매출이 높다.


◆CJ오쇼핑 "엄마는 쉬세요"…명절에 더 잘 나가는 가정간편식
김효열 CJ오쇼핑 식품사업팀 대리

김효열 CJ오쇼핑 식품사업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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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편해야 가족이 편하다. 그래서 홈쇼핑에서 뜬 상품이 가정간편식(HMR)이다. CJ오쇼핑에선 '비비고 동그랑땡'과 '김나운 떡갈비'가 날개 달린 듯 팔렸다. 김효열 CJ오쇼핑 식품사업팀 대리는 "과거에는 명절만의 뚜렷한 특색이 강했다면, 이젠 명절에도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정 상품은 명절에만 팔리고, 시즌이 지나버리면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HMR는 다르다. 명절에는 더 잘 팔리지만 명절이 아니라도 꾸준히 판매될 수 있는 상품이라는 게 김 대리의 설명이다.

HMR 외에도 눈에 띄는 제품은 중저가 건강기능식품이다. 과거에는 '정관장 홍삼' 같이 고가의 건강기능식품이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오하루 견과' '오하루 석류즙' 등 견과와 즙류 같이 다소 가벼운 건강기능식품 편성이 늘어났다. 설 식품 선물도 실속 있게 준비하려는 시청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 대리는 "홈쇼핑 명절 장사는 '금융시장의 선물 거래'와 같다. 시청자들에게 '먹히는'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선 최소 10개월 이상의 기획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내년 설 상품 기획을 준비 중이인데 올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1년 후의 소비자를 상대로 시뮬레이션해 보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 "갈비ㆍ김치가 판매 1등"…전통식품 여전히 강세

이효성 롯데홈쇼핑 식품팀 책임

이효성 롯데홈쇼핑 식품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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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엔 '그래도 갈비'다. 갑각류, HMR의 매출이 성장세를 타고 있지만, 롯데홈쇼핑에선 쇠고기 생원육, 갈치, 굴비, 과일 등 1차 농축수산물 위주의 판매가 여전히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설을 앞두고선 처음으로 홈쇼핑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제주 흑돼지, 남해 멸치, 불로초 감귤 등을 선보였다. 이효성 롯데홈쇼핑 식품팀 책임은 "2014년부터 홈쇼핑 최초로 판매한 뉴질랜드산 'LA 갈비원육'은 지금도 명절 최고 효자상품"이라며 "통상적으로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LA갈비라고 하면 양념육을 떠올릴 테지만 말 그대로 자연에서 온 좋은 생고기"라고 소개했다.

선물용 대신 자체 소비용 상품 구매가 늘어나는 것도 최근 명절 홈쇼핑 트렌드다. 이 책임은 "명절 동안 의외로 매출 최상위권에 오르는 품목은 '김치'"라며 "명절에 음식 소비가 많아지는 만큼 덩달아 김치 같은 기본적인 밑반찬 상품에 대한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식품 MD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은 꿈 같은 이야기다. 김 책임은 "식품 방송이 일 년 중 가장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해서 오히려 가정에는 소홀하게 되는 느낌이라 명절은 가족들에게 가장 미안해지는 시기"라며 "그래도 내가 소싱한 제품으로 시청자들은 물론 우리 가족 명절을 보낼 수 있어 위안 삼는다"며 웃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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