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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어디서부터 어떻게 수습하나" 비상체제 가동에도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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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휴무일 주요 임직원 출근 비상경영체제
투자·고용 확대, 지주회사 완성 동력 상실
왕자의 난 재점화 우려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관련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관련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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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구속으로 '뉴 롯데' 프로젝트에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ㆍ면세점 사업, 1인 경영권 구축,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피해 회복 등 이제 겨우 동력을 찾아 가던 현안들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12월 경영 비리 혐의에 대해 고비를 넘긴 이후 경영 일선에서 대대적인 개혁 작업을 이끈 신 회장이 영어의 몸이 되면서 롯데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롯데지주 주식회사는 당초 휴무일로 정했던 14일 주요 임직원이 모두 출근했다. 창사 51년 만에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롯데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의 첫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황 부회장은 임원들과 함께 13일 밤 늦게까지 긴급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 황 부회장과 민형기 컴플라이언스위원장, 4개 사업군(BU) 부회장을 축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결성,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주요 경영 현안을 이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풀어나갈 계획이지만 신 회장의 빈자리를 메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지주 측은 신 회장 구속이 결정된 직후 입장 자료를 통해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완성, 투자ㆍ고용 확대 등 현안을 앞두고 큰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당장 급하지 않더라도 투자와 고용, 지주회사 완성은 총수 리더십을 통한 모멘텀이 절실하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롯데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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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외 투자 확대의 경우 신 회장 부재로 곧바로 '스위치'가 꺼질 위기다. 롯데 해외 사업은 그간 신 회장 개인의 해외 정ㆍ재계 네트워크와 인맥에 상당 부분 의존해왔다. 롯데는 중국,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러시아 등 지역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한 해외 사업을 신(新)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확대하던 차였다.

이번 구속 판결 전부터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 계열사 임원들은 해외 파트너사로부터 '신 회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데 우리 사업에 영향이 없겠느냐'는 질문 공세를 받았다. 이에 롯데 임원들은 일단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파트너사를 안심시켰다. 이제 신 회장의 실형이 선고돼 임기응변식 답변을 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재일교포라 파생된 롯데만의 독특한 한일 통합경영 역시 구심점인 신 회장 구속 수감으로 위기에 처했다. 일각에선 형제간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신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동생인 신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꺼지는 듯했던 분쟁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일본 광윤사는 13일 입장 자료를 통해 "횡령 배임 뇌물 등의 범죄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되는 것은 롯데그룹 역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며 극도로 우려되는 사태"라고 주장했다. 광윤사는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보유한 일본롯데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인 회사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에 매출의 80%를 차지하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잃은 롯데면세점은 설상가상으로 연 1조원대의 월드타워점 사업권 취소라는 위기까지 맞게 됐다. 재판부는 롯데가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을 낸 것이 제3자 뇌물공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이 롯데의 면세 특허 취소 여부를 놓고 검토에 착수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충분한 법리 검토를 거쳐 롯데면세점 특허 취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보복을 견디다 못해 결정한 중국 롯데마트 매각도 총수 부재로 차질이 생길 우려가 크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9월부터 추진한 중국 점포의 매각 작업은 5개월이 넘도록 난항을 겪고 있다. 한때 이마트 중국 매장을 인수한 태국 CP그룹과 상당히 구체적인 부분까지 의견 접근이 이뤄졌으나 막판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되면서 매각 작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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