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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김정은' 협상 스타일 비교

최종수정 2018.02.13 11:12 기사입력 2018.02.13 11:12

文, 신중한 원칙주의…金, 파격적인 밀당 고수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와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여자 예선전을 관람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북핵 문제 협상가를 자처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확고한 원칙주의자의 면모를 드러내면서도 신중함을 잃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은 따로 갈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원칙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온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의 접견에서도 적용됐다.

김여정 특사가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평양 초청을 제안하자 일단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도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원칙에 입각하면서도 신중한 협상가의 기질을 발휘한 것이다.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미국과의 공조를 위해서는 인내심과 실용주의가 동원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는 강력한 대북 압박 정책이 남북대화의 재개에 도움이 됐다고 추켜세웠다.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두 차례 회동을 통해 인내심을 통한 맞춤형 설득에 주력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대화만의 대가로 북한에 경제적, 외교적 혜택을 주는 일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 펜스 부통령의 신뢰를 얻어냈다. 그 결과 펜스 부통령은 귀국하는 전용기에서 진행한 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하겠다"고 변화된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타임(TIME)지는 지난해 5월 'THE NEGOTIATOR(협상가)'라는 부제로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사진을 표지 전면에 게재했다. 문 대통령을 협상가라고 평가한 부분이 새삼 새롭다.

김 위원장의 협상 스타일은 문 대통령의 신중함과는 대조적으로 상당히 파격적이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의 개선 의지를 드러낸 지 불과 40여일 만에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여동생이자 최측근인 김여정을 특사로 활용한 점도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김여정 카드'는 평창올림픽 이슈를 잡아먹는 깜짝 이벤트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존 '감옥 국가' '핵 도발 국가'라는 이미지를 김여정의 '환한 미소'로 뒤집는 효과를 얻었다.

김 위원장의 뚝심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에는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마치 폭주하는 기관차를 연상시켰다.

느닷없는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에는 추가 도발을 중단하고 갑자기 평화 공세로 돌변했다. 이 역시 예상을 벗어난 행보였다. 핵과 미사일 도발을 통해 협상력을 극대화시킨 후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비록 국제사회의 외교 경험이 일천하지만 결단력과 밀고 당기는 식의 협상력에 일가견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문 대통령의 원칙과 신중함, 김 위원장의 파격과 결단력이 앞으로 남북대화를 위한 협상에서 어떤 결과물을 빚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wjch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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