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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밀림같은 건물숲 솟는다

최종수정 2018.02.08 13:30 기사입력 2018.02.08 13:30


건물 외벽 나무로 덮는 방식
녹지 부족·대기오염 해결안


백사마을, 세운4구역에 적용
추후 일반 아파트까지 확대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건물의 외벽을 나무로 모두 덮는 '건물숲(Vertical Forest)'이 서울에 조성된다. 도심 내 녹지부족과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시는 현재 백사마을과 세운4구역 등에 건물숲을 우선 적용하고 일반 아파트로 확대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건물숲이라는 새로운 건축 설계 방식을 일반 건물에 적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 공공건축물을 시작으로 대상 범위를 점차 늘려가기로 했다.

현재 건물숲 디자인은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녹지 공간이 부족하고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중국과 터키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건물을 수목으로 덮어 건축물을 수직으로 된 숲처럼 보이도록 해 신개념 도시계획안으로도 꼽힌다.

이번 논의는 영국에서 건축 조경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황혜정 작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영국 셰필드대학교 조경학 석사를 졸업한 황 작가는 세계 최고의 정원 박람회로 꼽히는 영국의 첼시플라워쇼에서 2등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박람회장을 찾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황 작가의 작품을 보고 "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공공이 이용하고 참여할 수 있는 건물숲을 조성하자는 황 작가의 제안에 당초 서울시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도시녹화 및 랜드마크로서의 효과는 크지만 기존 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리모델링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무엇보다 이미 정해진 디자인의 의도를 훼손하고 하중 증가로 인한 구조 추가 검토나 재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른 공사비 증액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대상지로 떠올랐던 한강 통합선착장, 피어테크, 여의테라스 등도 결국에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에 서울시는 공공건축물에 시범 적용한 뒤 사업성이나 실효성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설계가 진행 중인 은평구 진관동 은평센터가 대상이다. 지상 5층, 면적 3294㎡ 규모로 시스템 패널이나 플랜트 박스와 같은 구조물을 통해 전면부를 녹지화하기로 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통해서는 세운4구역과 백사마을까지 추진 대상에 넣기로 했다. 세운4구역은 이미 옥상조경 설계가 반영된 탓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고 백사마을 역시 설계 과정에서 일부 동에 건물숲 디자인이 적용 가능한지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재개발과 도시재생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 중인 백사마을의 개발 사업지에는 최고 20층의 공동주택 21개동, 1720가구가 지어지고 도시재생 개념의 주거지 보전 구역에는 1~3층 규모, 698가구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향후 3~4개 사업지를 추가로 검토해 시범 적용에 나선 뒤 사업비, 유지관리비 등을 세부적으로 검토해 공공 외 일반 건물에도 도입하기로 했다. 건물숲 디자인을 적용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물숲의 경우 온도 등 외부 환경에 따라 민감하게 바뀌는 탓에 유지 관리에서 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도시녹화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랜드마크로서의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향후 다각도로 검토해 추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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