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검찰 간부가 은폐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한 임은정 검사가 참고인으로 6시간여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임 검사는 6일 오전 9시 40분께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오후 4시께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제가 기억하는 것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추행한 사람(안태근 전 검사장)이 감찰도 안 되고 검찰국장이 돼서 징계위원ㆍ인사 심사위원이 되는 현실이 한 사람의 문제는 아니다. 제도가 왜 그렇게 된것이냐, 그 부분을 정말 잘해 달라고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사단장인 조희진 지검장을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는 뜻에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사단은 임 검사로부터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접한 경위와 서 검사가 주장한 인사 불이익 의혹과 관련해 목격했거나 들은 상황 등을 청취했다. 특히 진실공방으로 번진 최교일 의원의 사건 무마 의혹에 관한 사실관계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임 검사는 자신의 사회망서비스(SNS)에서 서지현 검사의 피해에 관한 탐문을 하고 다니던 자신을 당시 최 검찰국장이 불러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느냐"고 호통치는 등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검사가 SNS로 한 검찰 간부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하자 당시 소속 검찰청(의정부지검) 검사장이던 조 단장이 '글을 당장 내리라' 등 압박을 했다는 이유로 조 지검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조직 내 비위 의혹에 대한 여성 검사들의 잇따른 문제 제기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희망을 본다. 어떤 선배님이 '검사에 희망이 있을까. 식초에 담긴 씨앗처럼 희망이 없다'고 하던데, 변화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을 조금 따뜻하게 지켜봐 달라. 부탁드린다"고 한 뒤 검찰청사를 떠났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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