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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 타격 확전 가능성 낮다"vs"수백만명 죽는 승리 무슨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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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美 선제타격론, 찬반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지켜본 탈북자인 북한 인권단체 나우(NAUH) 지성호 대표가 31일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지켜본 탈북자인 북한 인권단체 나우(NAUH) 지성호 대표가 31일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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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빅터 차 주한 미국 대사 내정자 철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계기로 미국의 대북 코피 전략(bloody nose)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 대화를 계기로 조성된 모처럼의 평화 무드 속에서도 미국에서는 강경파들의 입지가 강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달 31일 백악관 이너서클의 변화가 코피 전략이 실제(real)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비록 빅터 차가 코피 전략을 반대했다고 해도 대북 매파인 그를 신뢰하지 않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외교 인력을 줄이려 하는 징조라고 진단했다.
대북 강경 대응 목소리는 최근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낸 데니스 블레어는 청문회에 출석, 북한이 추가 도발 시 제한적인 보복 타격으로 즉각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도발은 태평양에서의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 특수부대요원의 공격 등이다.

블레어 전 국장은 천안함 폭침 시에도 보복 타격을 가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전 국장은 선제 타격 시 북한이 확전을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 역시 스스로의 도발에 대한 보복을 인지하는 만큼 코피 전략에 따른 선제 타격이 한반도 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도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제한적 보복 타격에 동의했다. 그린 선임부소장은 북핵 시설과 관련 인력 타격이 억지와 견제 유지 전략이 돼야 하느냐는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린 선임부소장은 또 압박 강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형식의 대북 외교는 더 이상 지속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래야 북핵 사태 해결에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가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주한미군뿐 아니라 미국 외교관의 가족 동반 프로그램 중단을 고려해야 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까지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코피 전략이 실제 북한을 타격하겠다는 의도인지에 대한 해석은 미국에서도 분분하다. 군사적 대응이 시사돼야 북한이 물러설 것이라는 판단이 코피 전략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공화당원이지만 오바마 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을 지낸 척 헤이글은 이날 디펜스뉴스와의 회견에서 코피 전략을 '도박(gmable)'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나라면 그런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ㆍ미 간 핵 충돌이 벌어질 경우 미국의 승리를 예견하면서도 승리의 의미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헤이글 전 장관은 "아마도 한국인과 미국인 수백만 명이 죽을 것이다.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기고문에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전략은 지난해 봄 이후 바뀐 게 없다며 코피 전략이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익명의 고위 관료를 통해 상당 기간의 도발이 중단된 이후 다자 간 대화 형식의 대북 대화가 가능하다는 전략을 트럼프 대통령과 허버트 맥매스터 NSC 보좌관, 매슈 포팅거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복수의 관료들이 NSC에서 코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은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NSC 관계자들이 빅터 차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오히려 로긴 칼럼니스트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전략 혼선이 더 문제라고 지적하며 코피 전략이 과장되다 보면 오히려 모두가 피하려는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 코피 전략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무작정 안심할 수는 없다. 이런 주장이 미국에서 나온다는 것은 북핵 사태를 둘러싼 한미 간 갈등이 여전함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당장 올림픽 개막일 전날 실시될 북한의 건군절 열병식에서 새로운 미사일이 공개되거나 하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스티브 골드스타인 미 국무부 차관이 이날 전 세계가 평창올림픽을 축하해야 한다며 북한의 열병식이 열리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발언한 것도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고로 읽힌다. 마이클 이바노프 외교안보 차관보 역시 미국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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