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혁신 약속…재도전 위한 안전망도 구축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혁신, 경제를 바꾸는 힘'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경제 성장률 3%, 1인당 국내 총생산(GDP) 3만2000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서 혁신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앞장서서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는 김 부총리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기업인 300여명 앞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정책의 방향을 설명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김 부총리는 혁신의 중요성을 16세기 스페인과 영국이 벌인 '칼레 해전'을 예시로 들어 설명했다. 영국은 당시 세계 최강국이던 스페인을 상대로 그동안 다른 국가서 쓰던 '청동대포' 대신 값이 싼 '주철대포'를 생산·배치했다. 또 수적 열세인 점을 감안해 일반적인 해전 방식인 백병전(상대 배로 넘어가 총·칼로 싸우는 식)을 탈피하고 상대와 거리를 둔 채 포를 쏘는 식으로 스페인을 이길 수 있었다. 영국 수군은 싼 비용으로 주철대포를 만들 수 있어 한 척에 100문이 넘는 대포를 장착해 싸웠다.
반면 김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혁신 동력이 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2007년 한국은 글로벌 혁신 순위에서 8위를 기록한 반면 지난해에는 18위로 떨어졌다. 기업가 정신에서도 우리나라는 27위에 그치고 있다. 유니콘 기업(스타트업 중 10억달러 이상 기업가치를 지닌 기업)도 미국은 108개인 반면 우리나라는 2개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잠재 경제 성장률도 하락세에 빠졌다.
김 부총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먼저 과감한 규제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안돼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규제 문제가 심각하다"며 "카풀앱 확대, 원격 의료 등 (규제 때문에 막혔던) 30여개의 사업을 뽑아서 이해 당사자를 불러다 놓고 토론을 하는 등 정부가 규제 혁신을 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또 창업을 실패했을 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우리나라에서 창업을 했다가 실패하면 주변 사람들까지 신용불량자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며 "3년 간 모험 펀드 10조원을 구축하는 등 혁신 안전망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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