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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등급없는' 이자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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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등급까지 연20% 고금리로 모십니다"

내달 8일 법정최고금리 인하 땐 고금리 차주 대출 줄어 수익성 악화
1등급까지 연20% 고금리…정부 '중금리 대출 활성화' 정책에 역행

[아시아경제 전경진 기자] 일부 저축은행들이 1등급 신용자에게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해주는 등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 다음달 8일 법정최고금리 인하(연27.9%→24%)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만회한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20% 고금리를 적용하는 얄팍한 상술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26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저축은행들의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20.5%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연22.1%) 보다 1.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금융당국에서는 법정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저축은행들이 7~10등급 고금리 차주에 대한 대출 비중을 줄이면서 평균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고금리 차주 대출을 축소한데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고금리 대출 이자 수익이 줄어든 것을 만회하기 위해 1~6등급 저·중금리 차주의 금리를 높게 적용하고 있다. 저축은행 상위 10곳(취급액기준, 금융지주 계열 제외) 중 4곳의 1~6등급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올라갔다. 정부의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 정책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7개 은행과 38개 저축은행 등을 통해 취급되는 '사잇돌 중금리 대출'의 한도를 올해 1조원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모든 등급의 신용자들에게 연 20%대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1~6등급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2016년말 연 18.9%에서 지난해말 연 24%로 올라갔다. 연 24%는 다음달 8일 인하되는 법정최고금리 상한선이다. 이에 따라 1등급 신용자의 경우 평균 대출금리가 지난해 11월 연 23.27%, 12월 연 23.3%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1등급 신용자 평균대출금리가 연11.55%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연18.5%→18.7%), 한국투자저축은행(연17.2%→18.5%), 페퍼저축은행(연17.2%→18%)도 중·고신용자의 대출금리를 은근슬쩍 올렸다. 법정최고금리 상한선과의 갭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다음달부터는 나머지 저축은행들도 중·고신용자에 대한 금리 인상에 동참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이 없어 정교한 리스크 관리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줄어든 이자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모든 등급의 차주에 대한 금리부터 올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부업체의 경우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여신을 취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별도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묶여 있어 중금리 대출 상품 위주의 '박리다매' 영업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중금리 상품만이라도 총량규제에서 풀어주면 평균금리를 올리는 식의 영업 행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저축은행의 이같은 이자놀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감독국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고신용자 금리 인상에 대해 아직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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