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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기법의 세계]①'평창'인줄 알았는데 '평양'에 내리게하는 '로마자 표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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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아시아경제 이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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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국내에서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단어로 '평양올림픽'이란 단어가 있다. 현재 올림픽과 관련한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상징적 단어로 대단히 정치적인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외국에서는 정치적 논란과 무관하게 '평창'과 '평양'의 표기가 너무 헷갈려 잘못 쓰이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평창이 북한에 있는 지명으로 잘못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달, 미국 NBC 뉴스 등 외신들은 평창올림픽을 찾을 관광객들이 평창과 평양을 혼동할 수 있으므로 항공편 탑승 전 목적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평창과 평양의 영문표기는 헷갈린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사용중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상 평창은 'Pyeongchang', 평양은 'Pyeongyang'으로 작은글씨로 보면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봐도 헷갈릴 정도다. 미국 네티즌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올림픽 기간 트윗을 올리면서 평창과 평양을 헷갈린다는 데 한 표 건다", "평창과 평양의 차이를 더 확실히 알려야 한다" 등의 반응을 올리기도 했다.

아예 한국에 생소한 아프리카 주민 중에서는 정말 평창과 평양을 혼동해 벌금까지 물었던 불운한 사연도 있었다. 지난 2014년 10월, 아프리카 케냐에 사는 다니엘 사피트(45)씨는 당시 평창에서 열린 유엔(UN)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하려고 비행기표를 끊었다가 큰 봉변을 겪었다. 도착지에 가까워질수록 본인이 생각한 마천루들이 아니라 낮은 건물들만 보이더니, 김일성 주석 사진이 걸린 평양 순안공항에 내려버린 것.

평양 순안공항 모습(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평양 순안공항 모습(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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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북한비자가 없어 북한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붙잡혀 각서를 쓰고 벌금 500달러까지 물고서 다시 베이징(北京)으로 쫓겨났고, 비행기를 새로 잡아 인천공항에 내렸다. 그가 이런 불행을 겪게 된 이유는 여행사 직원이 평창의 영문 표기인 'Pyeongchang'으로 도착지 검색을 하다가 실수로 'Pyongyang'을 클릭해 발권해 버렸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에 가려는 사람들은 보험계약서 보듯이 지명 공부를 해야 할 것"이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평창과 평양의 지명이 이렇게 헷갈리게 된 이유는 '로마자 표기법'의 변화 때문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1999년까지 썼던 '매큔-라이샤워 표기법(McCune?Reischauer)' 상에서는 평창과 평양이 각각 'Pyongch'ang', 'Pyongyang'이라 평창 중간에 들어간 아포스트로피(apostrophe) 기호로 나마 그나마 쉽게 분간이 가능했다.

하지만 '매큔 라이샤워 표기법'은 서양인들이 한국어 발음을 한번에 알아보긴 쉽지만, 컴퓨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각종 서양식 음운기호를 별도로 표시하는게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라 폐기됐고, 현재 표기법으로 변화했다. 국내에서 각종 표지판 등에 영문표기를 게시할 때도 음운 기호까지 같이 표기하면 오히려 지명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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