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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가드' 발동…모두가 패자인 트럼프의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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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가드' 발동…모두가 패자인 트럼프의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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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 권고안 중 가장 강력한 권고안을 채택했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지역 국가들을 겨냥한 이번 조치는'미국 우선주의(American First)'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개시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와 멕시코 등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무역보복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러한 일방행보는 미국과 교역하는 다른 국가들의 보복을 야기해 미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않는 모두가 패자가 되는 전쟁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서 지난 1974년 제정된 미 무역법 201조를 동원했다. 이 조항은 특정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를 인상하거나 수입물량을 규제하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5년동안 발동된 적이 없어 사문화됐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되살린 것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1년전 삼성전자가 4300억원, LG전자가 2800억원을 각각 투자해 미국 현지에 가전 생산 공장을 설립할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며 약속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세이프가드를 발동시키며 미국 현지 생산마저도 어렵게 만들었다"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은 트럼프"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월 도요타가 신규 생산 공장을 멕시코 바하에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서 파는 자동차는 미국에서 생산해야 된다. 아니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한다"고 으름짱을 놨다. 나흘만에 도요타는 멕시코 신규 공장 계획을 전격 취소하고 "앞으로 5년간 미국에 100억달러(약 12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기아차 등 미국 사업 비중이 큰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추가 투자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비롯한 공식ㆍ비공식 채널을 통해 "잘한 결정"이라며 반색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면서 한국을 '미국 산업 파괴자'로 낙인찍었다. 투자 이후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ITC의 권고안 중 최고수위를 채택한 배경에 한국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외신들은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 참석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세계 정ㆍ재계 인사들이 모이는 다보스 포럼은 2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열리며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마지막날인 26일 폐막 연설을 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23일(현지시간)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은 23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제 6차 NAFTA 재협상을 벌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나프타를 폐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불행해질 것"이라면서도 "사람들은 나프타를 폐기하는 게 얼마나 효과적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협상 폐기까지 거론한 상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세이프가드 발동 결정 직후 "트럼프 행정부는 언제나 미국 노동자, 농부, 목장주, 기업가들을 지키겠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고 밝혀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노골적인 자국 기업 편들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국 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의 경영 계획까지 간섭하며 외교 갈등으로 비화 될 수도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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