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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1일 섭취 허용량(ADI), 믿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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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간염 바이러스 소시지 파문 등 먹거리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살충제 계란, 간염 바이러스 소시지 파문 등 먹거리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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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식품의 안전도를 나타내는 기준 중에 '1일 섭취 허용량(ADI)'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1일 섭취 허용량 이하는 먹어도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1일 섭취 허용량'을 믿을 수 있을 수 있을까요?
ADI는 'Acceptable Daily Intake'의 약자로 사람이 평생 동안 매일 먹어도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하루 섭취 한도량'을 말하는데 ㎎/㎏이나 ppm으로 표시하고,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기준에는 "독성학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를 일으키지 않는 양을 1일 기준 단위로 표시한 것"입니다.

여기서 섭취 대상은 주로 식품 첨가물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을 말하는데, 이 화학물질을 1일 섭취 허용량 이하만 먹는다면 안전한 것일까요? 그동안 문제가 됐던 식품에 첨가된 화학물질에는 발암 물질 등이 포함돼 있어 소량이라고 하더라도 꺼려지고,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필수 식품의 경우는 더욱 불안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2015년 10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과 적색육(red meat)을 각각 1등급 발암 물질과 2등급 발암 물질로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살충제 계란 사태가 발생했고, 최근에는 간염 바이러스 소시지 파문 등 먹거리 안전이 지속 위협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축산 업계와 소비자들은 위험한 먹거리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은 간단하고 일관됐습니다.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결책으로 내민 카드는 언제나 'ADI'였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고 때마다 "1일 섭취 허용량(ADI) 이하의 안전한 수준이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했습니다.

지난해 살충제 계란 사태 때 식약처 관계자는 "검출된 5종 살충제에 대한 위해도를 평가한 결과, 평생 동안 살충제가 최대로 검출된 계란을 매일 먹는다 해도 건강상에 해롭지 않은 수준"이라면서 "가장 많이 검출된 비펜트린의 경우라도 1일 섭취 허용량인 0.01㎎/㎏을 고려했을 때 평생 동안 매일 계란 36.8개를 먹어도 괜찮은 수준"이라고 무해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ADI는 과학적이지 않은 상업적 개념이라고 비판합니다. 에릭 밀스톤 영국 서식스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풍성한 먹거리, 비정한 식탁'에서 "㎎/㎏이라는 단위를 사용하다 보니 ADI가 과학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ADI는 리스크의 범위를 나타내는 값이 아니라 허용 범위를 설명하는 값인데 여기서 '허용 범위'란 사회적이고 상업적인 개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ADI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지만, 무시하기도 어려운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보편적 개념 정도로 이해해야 합니다. ADI의 옳고 그름을 증명하기 위해 평생 동안 매일 계란 36.8개를 먹을 수는 없으니 각 개인마다 적절한 기준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1일 섭취 허용량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개념으로 이해하긴 어렵다. 살충제 등 화학물질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허용 범위라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화학물질 섭취가 원천적으로 막힌 상황도 아닌 다음에야 적절한 양을 지키고, 안전한 조리 방법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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