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의료분야 혁신 이끄는 AI…IBM '왓슨 포 온콜로지' 국내 병원 8곳 활용 "만능주의는 금물"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80%의 인간 의사가 AI 의사로 대체될 것이다."
2012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창업자이자 전설적인 벤처투자가인 비노드 코슬라의 도발적인 발언은 즉각 전세계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실리콘밸리가 의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과 함께 '기술 이상주의자의 환상'이라는 맹비난에 시달렸다. 그로부터 5년 후 "앞으로 대부분의 의사가 닥터 알고리즘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라는 코슬라의 예상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더라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 24시간 일하는 AI 의사가 온다 = 만일 24시간 내내 자지 않고, 먹지도 않고, 피곤해하지도 않으면서 많은 양의 의학지식을 스스로 학습ㆍ분석해 최적의 치료방법을 제안하는 슈퍼 의사가 있다면 어떨까? IBM의 AI시스템인 왓슨은 AI의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암치료를 위해 IBM이 개발한 '왓슨 포 온콜로지'이다. 2012년 미국 대표적인 암센터인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MSK) 암센터가 이를 도입해 암 환자의 진료와 치료를 돕고 있으며, 2015년에는 인도 마니팔 병원이 도입했다.
한국IBM 관계자는 "왓슨 포 온콜로지는 MSK의 치료 권고안과 95%의 일치율을 보였다"면서 "인도 마니팔 병원의 의료진이 수행한 최신 연구에서도 왓슨이 추천한 치료법과 마니팔 병원의 다학제(주치의를 포함한 5~6명의 의료진이 진료하는 방식) 종양 진료팀의 치료법이 90%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태국, 미국, 인도, 슬로바키아, 중국, 대만,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멕시코, 네팔의 병원에서 왓슨 포 온콜리지를 사용 중이며, 국내서도 8개 병원이 도입해 암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IBM은 암 전문의가 암을 유발하는 변형을 식별해 증거 기반 치료에 활용하고, DNA 데이터를 각 환자별로 적용할 수 있는 '왓슨 포 지노믹스'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왓슨을 도입한 병원 의료진들은 AI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만능주의'는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 소장은 "현재 의사의 역할이 AI에 의해 바뀌거나 새롭게 생겨나거나 사라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결국 인공지능과 인간 의사의 대결구도가 아니라 서로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것인지가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짚었다. 배영우 아이메디신 대표는 "AI가 인간 의사를 대체하기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한 영역도 있다"면서 "AI의사가 현실화되려면 법과 제도 및 사회적 인식의 장벽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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