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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전장치 없는 무법지대 '가상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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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가상통화에 투자한 금감원 직원이 있습니까?" "네"

18일 진행됐던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현안질의장. 한 국회의원의 질문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이 짧은 한 마디의 대답만을 했다. 짙은 한숨이 묻어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가상통화에 투자한 이 직원은 지난해 7월 투자를 시작해 지난달 11일 전량을 매도했다. 이튿날 최 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임직원의 가상통화 투자를 자제해달라고 지시했다. 특히 이 직원은 가상통화 관련 컨트롤타워를 맡은 국무조정실로 파견돼 근무 중이다. 국조실은 이틀 뒤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금감원의 조직 쇄신이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앞서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에서 고객의 환급요청 처리가 일주일 정도 지연된 일이 발생하면서 거래소의 유동성 및 시스템 자체를 의심하는 시선이 줄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일시에 환전 수요가 몰릴 경우 은행의 '뱅크런(예금 대량인출)'과 같은 '코인런'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진다. '제2의 저축은행' 사태를 예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제는 두 사건 모두 어떠한 규정조차 없기 때문에 제대로 잘잘못을 가리기 힘들다는 점이다. 가상통화는 국내에서 통신업법으로 분류돼 금융상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금감원 직원은 가상통화 거래에 따로 제한이 없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가상통화 거래소의 환급 문제는 당사자 간의 민사건으로밖에 치부되지 않는다.

'가치 투자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은 저서 '현명한 투자자'에서 투자와 투기의 차이에 대해 "투자는 철저한 분석 하에서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고,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행위는 모두 투기"라고 말했다.

현재는 모두가 장밋빛 미래 속에 '하이 리턴(High Return)'만을 꿈꾸며 '가즈아~'를 외치는 모습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가상통화 투자자는 대학생, 가정주부, 회사원, 퇴직자는 물론 미성년자인 중ㆍ고등학생까지 100만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가상통화 투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이 리스크(High RisK)'는 오롯이 본인 몫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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