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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스토리]우린 미세먼지 앓는데…"中, 너흰 줄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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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18일 서울 도심이 희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18일 서울 도심이 희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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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박선미 기자]"한국에서 걱정 많이 하고 왔는데 공기가 좋아서 놀랐어요. 한국 뿐 아니라 다국적 기업 일부는 대기오염이 극심한 중국 수도권 일대로 파견한 직원에게 환경 위험수당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러다가 수당 없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이거 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최근 베이징에서 만난 한 대기업 주재원의 말이다.

미세먼지 때문에 중국을 불편한 시각으로 보는 한국인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의미 있는 수준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줄었다는 점이 강조되며 한국과 정반대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기자들도 정부의 대기질 개선 노력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보도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연초 신화통신이 지난해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연평균 58㎍/㎥로 2013년 10월 베이징시가 세웠던 목표(초미세먼지 평균농도를 2017년까지 60㎍/㎥ 이하로 낮추겠다)를 달성했다는 보도를 크게 낸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중국 기자가 베이징의 5년새 미세먼지 농도가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면서 대기질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 보도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개선된 베이징 내 대기오염 수준을 의미 있는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마쥔 중국 공중환경연구센터 주임은 "PM2.5 농도가 낮아진 것은 매우 놀랄만한 성과"라며 "지난 5년간 중국 정부가 대기질 개선을 위해 집중적이고 방대한 조치를 취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대표적으로 대기질이 안좋기로 유명한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건 이웃나라 한국에겐 희소식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의 하늘을 보면 중국의 미세먼지 감축 효과를 전혀 실감할 수 없다.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오염이 심각했던 베이징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라 최근 몇 년 동안 오염원 배출이 많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공장 등이 폐쇄되거나 생산 중단됐고, 기업들은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며 규제를 피해갔다. '풍선효과'처럼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더 가까운 산둥이나 톈진 남쪽 지역에 오염원 배출이 많은 공장들이 몰리다 보니 베이징 공기는 더 좋아지더라도 편서풍이 불면 한국의 공기는 더 나빠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중국 정부도 수도권 일대를 제외하면 여전히 다른 지방은 공기 질이 나쁜 편이라고 인정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3월 열리는 양회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가 대기오염 방지 위한 새로운 5년짜리 장기 계획도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의 대기질 측정 통계가 조작됐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최근 외신에서는 대기오염이 심각한 장시성과 허난성에서 대기질 측정 통계의 조작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기질 개선에 힘을 쏟는 정부정책에 부담을 느낀 해당 지역 공무원들이 오염량을 측정하는 센서에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대기오염 통계를 왜곡시켰다는 내용이다.

중국 정부의 대기오염 감축 노력과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통계는 중국과 함께 대기오염 문제를 개선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 꽤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이 미세먼지 감축 효과를 연일 홍보하는 것은 한국 등 인접 국가와의 외교적인 마찰 가능성을 감안한 측면도 있다는 얘기다.

국제환경법 전문가인 소병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입장에서는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중국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 중국은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어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구멍을 만들고 있다"며 "중국과 협상을 벌여야 하는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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