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러 머리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지난 16일, 머리 감독은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 "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에서 조직력에 위험이 될 수있다"고 난색을 표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평창올림픽 관련 남북 실무회담에서 중요 골자로 나온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과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부문에 대한 반발 여론이 격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올림픽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북한과 단일팀을 구성하라는 정부 압박에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른 국가대표팀들과 공정성 시비도 예상돼 정부가 종목특성과 동계올림픽 규칙 등을 전혀 고려치 않고 지나치게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반대여론이 나오고 있다.
새러 머리(30·캐나다) 한국 대표팀 감독도 난색을 표했다. 대표팀 전지훈련과 짧은 휴가 일정을 마치고 16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머리 감독은 "올림픽이 이렇게 임박한 시점에서 단일팀 얘기가 나온다는 게 충격적"이라며 "지금처럼 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추가될 경우 조직력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도 "남북한 경기력이 비슷해 북한의 우수 선수를 참가시키면 전력이 보강되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 선수가 배제되는 일은 없다. 우리 선수 23명은 그대로 유지되고 플러스알파를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단일팀 구성을 더욱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발언은 국내를 넘어 국외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북한선수까지 포함해 출전엔트리를 늘리겠다는 발언으로 인해 공정성 시비가 붙은 것이다. 스위스와 일본 등 여자 아이스하키 출전국들은 남북한 단일팀만 엔트리를 늘리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스키 공동 훈련을 벌이기로 합의한 '마식령 스키장'에 대한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곳은 북한 김정은이 집권 초기 체제 선전용으로 건설한 스키장이자 어린이들까지 강제노동에 동원해 국제적으로 상당히 지탄받은 곳이다. 당시 북한은 10년 걸릴 공사는 1년만에 준공했다고 홍보하고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 홍보했지만, 이후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거의 방치된 곳으로 알려져있다.
일단 북한 측의 주장에 따르면, 마식령 스키장은 총 길이 50㎞에 이르는 슬로프 10개와 400여 개의 객실을 갖춘 초대형 스키 리조트다. 유년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하며 스키를 즐겼다는 김정은이 국력을 기울여 만들면서 중도에 눈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혹독하게 주민들을 동원해 1년만에 1단계 공사를 마치고 개장했다. 2012년 말부터 짓기 시작한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이 '마식령 속도전'이란 말까지 만들어내면서 주민들을 강제동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미국 NBC 방송 등 외신들은 북한 주민들이 제설장비도 없이 눈을 치우고 어린이들까지 공사에 동원된 현장을 취재하면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실상에 대해 보도했다.
또한 시설 수준도 조악하고 개장 이후 국제사회 제재로 제대로 된 시설 보수 등이 이뤄지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되면서 선수 훈련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북한 체제 선전에 올림픽이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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