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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국제대교 붕괴사고 원인은…“설계부터 잘못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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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지난해 8월 발생한 평택 국제대교 붕괴사고가 잘못된 설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공 단계에서도 이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용인 물류센터 외벽 붕괴사고는 시공 순서를 지키지 않은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17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평택 사고조사위는 지난해 8월28일부터 4개월간, 용인 사고조사위는 10월25일부터 2개월간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평택 국제대교 계획 및 사고 지점(자료: 국토교통부)

▲평택 국제대교 계획 및 사고 지점(자료: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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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국제대교 사고의 경우 설계 단계에서 교량 상부 구조물(거더) 전단강도를 검토할 때 강도에 기여하지 못하는 중앙부 벽체를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측 벽체에 배치된 파이프 공간 단면도 공제하지 않았다. 강선이 배치되는 상부 슬래브 두께도 얇게 계획돼 주변 보강철근 시공에 문제가 있었다. 공사시방서에 상부 공사의 주요 공정인 압출 관련 내용도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 단계에서는 이런 설계상 문제점을 확인하지 못했다. 거더 벽체 시공이음부 접합면 처리 미흡을 비롯해 정착구 공급사에서 제시한 제원과 다른 보강철근 배치, 시공 상세도와 다른 벽체 전단철근 설치 등 문제도 드러났다. 보수작업 과정에서 국부적 손상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문제들이 있었음에도 시공자 및 감리자의 기술적 검토가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관리 측면에서는 발주청에 하도급을 통보할 때 간접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산정해 하도급 적정성 심사 등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뿐 아니라 시공 상세도가 형식적으로 작성됐고, 현장을 책임져야 하는 현장대리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사 및 품질 담당 직원을 정규직이 아닌 현장 채용직으로 배치해 현장관리가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운영됐다.

평택 국제대교는 평택시가 발주해 삼안 등 4개사가 설계를 맡았다. 시공은 DL 등 7개사가, 감리는 수성엔지니어링 등 3개사가 담당했다.

용인 물류센터 사고는 물류창고 신축을 위해 설치한 흙막이를 해체할 때 시공 순서를 지키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흙막이를 해체할 때는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체를 완성하고 외벽과 연결한 뒤 해체가 이뤄져야 하는데, 구조체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벽과 연결하지 위한 슬래브를 설치하지도 않은 채 흙막이 지지대를 먼저 해체해 토압을 견디지 못한 흙막이가 붕괴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시공자는 설계도서 및 안전관리계획서를 준수하지 않았다. 감리자 역시 흙막이 해체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아 현장 기술관리에 소홀했다. 대규모 토목공사가 진행 중인데도 토목감리원을 현장에 배치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시공자와 감리자 모두 외벽이 구조체와 연결 없이는 토압을 견디기 어려운 구조임에도 지지가 가능한 옹벽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용인 물류센터 신축공사는 양지SLC가 발주해 롯데건설과 선경이엔씨가 시공을 맡았다. 설계·감리는 다원그룹건축사사무소가 담당했다.

건설사고조사위는 지금까지 분석된 조사 결과와 제도 개선 사항을 정리해 이달 중 국토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를 바탕으로 제재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기존에는 사고 조사가 끝나면 결과보고서만 발주청 및 인허가 기관으로 전달해 처분을 맡겼지만 이번에는 영업·업무정지 등 행정처분뿐 아니라 형사처분까지 국토부가 직접 관련 기관에 요청할 예정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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