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비핵화 분명한 목표…北 변화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 협력"(종합)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밴쿠버=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북한과 대화를 시점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후로 대북 관여 노력(endeavor to engage the North)을 경주하면서 비핵화라는 분명한 목표의식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캐나다 밴쿠버 컨퍼런스센터(VCC)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대한 외교장관 회의(밴쿠버 회의)'에서 가진 개막연설에서 이 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북핵 문제의 외교적,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했다.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대화 복귀를 강조하고 이를 위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강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북측의 전향적 움직임에도 북한은 아직도 비핵화 관련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가하는 안보 위협은 이제 더 이상 동북아지역에 국한되지 않으며, 진정으로 전세계적인 위협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 장관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는 우리 정부뿐 아니라 국제 사회 전체의 변함없는 목표"라면서 "북한이 핵개발의 길을 고수하는 한, 대북 제재는 유지될 것이며 한국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 그리고 북한에게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는 두 개의 도구는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면서 "대북 제재와 압박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와 평가가 지속 축적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여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대화로 돌아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로 진행되고 있는 남북대화에 대해 각국 장관들과 공유했다.

남북대화를 최대한 활용해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이를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여건 조성에 이바지 해야 한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소개했다.

강 장관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인해 선수단, 올림픽 관계자, 관중 등 모두가 즐거움과 축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한 지지를 부탁드리며, 북한이 태도를 바꾸도록 유도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국제사회가 단합된 입장을 견지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개막연설은 강 장관을 포함해 이번 회의를 공동 주최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크리스티야 프리랜드 캐나다 외무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등 4명이 진행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분명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막연설에서 "북한 도발은 과거나 지금이나 상당히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UN 안보리 경제제재를 전면적으로 이행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김정은 정권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에게 핵 보유는 인정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정권은 상당히 무모하며 현재 행동으로 볼 때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으며, 완전한 미사일 기술이 개발됐을 때에는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다"면서 "글로벌한 해법을 찾아야 하며 평화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늦추거나 보상을 주는 것은 안되며 강력한 압박을 최대화 해야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고노 외무상은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 문제를 두고 남북 대화를 환영하며 한국이 이를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좋게 평가한다"면서도 "미사일 감축이나 어떤 성과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누구는 북한이 남북대화를 하니까 제재 중단이나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건 순진무구한 생각"이라면서 "북한이 시간 벌어서 미사일과 핵을 강화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며 대화로 뭔가 얻어내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충실한 대북 제재 이행 및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유도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9일 이후 긴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남북대화에 대해서 세계 각국에 설명하기 위한 연설"이라며 "남북대화를 계기로 올림픽 참가 뿐만 아니라 이러한 모멘텀을 살려 북미 대화 등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도록 기대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핵화를 위한 제재와 압박이라는 국면의 전환을 위해서도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참가국들의 지지를 요청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 장관은 이날 회의 시간을 활용해 일본, 영국, 미국 등과 양자회담을 가진다. 또 회의 종료 이후에는 한미일 3국간 외교장관 회동도 예정됐다.

전날 강 장관은 프리랜드 캐나다 장관과 양자회담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 등 최근 상황을 공유하고 남북관계 진전과 북한 핵문제 해결이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또 향후 캐나다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한편 이번 밴쿠버 회의에는 공동주최국인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터키,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호주, 필리핀 등 한국전 참전국을 비롯해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 등 20개국 외교 장관이 참석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