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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신상 명품이에요"...수천만원 소비 자랑하는 '하울영상'

최종수정 2018.01.14 14:09 기사입력 2018.01.1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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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하울영상' 화면 캡처

유튜브 '하울영상' 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1500만원 쇼핑했어요. 같이 뜯어봐요~”

고가의 명품 제품 등 각종 물건을 구입해 소개하는 ‘하울영상’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울(haul)’이란 '끌어당기다'라는 뜻으로, 하울영상은 매장에서 쓸어 담듯 구입한 제품의 개봉 과정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엔 전자기기나 화장품을 다루는 하울영상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수천만원어치의 명품 제품을 소개하는 하울영상이 인기를 얻으며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커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영상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 과도한 소비심리를 부추기거나,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한 유튜버(유튜브 1인 방송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1500만원 쇼핑했어요. 같이 뜯어봐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유튜버는 “정말 너무 예쁘지 않나요? 이 티셔츠는 그 값을 하는 것 같다”며 120만원대 티셔츠를 소개했다. 이어 200만원대 운동화, 65만원 휴대폰 케이스 등 명품 제품 20여개의 포장을 하나씩 뜯으며 소개했다. 1, 2편으로 나뉜 해당 영상의 조회수가 총 280만건을 넘었다.

영상 구독자들은 댓글을 통해 “내가 다 기분이 좋아진다” “눈 호강 하고 잘 간다”는 등 하울영상을 통해 대리만족 할 수 있었다는 반응 보였다. 또 일부 구독자들은 “본인이 번 돈으로 본인이 구매하는 것인데 신경쓰지 말라”며 응원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 하울영상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이들도 많았다. 직장인 이모(32)씨는 “2주 간격으로 수천만원어치의 명품을 쇼핑했다고 올리는데 이는 일반적인 직장인 연봉에 육박한다”며 “마냥 좋은 시선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27)씨는 “청소년들이 해당 영상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며 “최근엔 수십만원짜리 롱패딩 열풍이 불며 부모님 등골이 휘어진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하울영상이 자칫 모방심리를 자극해 과도한 소비를 부추길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 고등학생 유튜버가 올린 ‘30만원치 하울’영상엔 “언니가 소개해주는 제품들은 꼭 사겠다” “언니가 너무 부럽다”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가 약 30만건이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명품 하울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명품 하울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이 하울영상이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우리 사회는 소비와 과시 같은 1차적인 욕구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에 대해 결핍을 강하게 느낀다”며 “‘먹방’ 역시 나에게서 결핍된 것을 계속 소비하는 것에서 인기를 얻었고, 하울영상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하울영상을 소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청소년들이 명품 등 소비에 결핍을 느끼도록 만든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문제다. 좀 더 성숙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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