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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따로노는 文정책] 임금 오르는데 매출 증대된다고?

최종수정 2018.01.15 03:47 기사입력 2018.01.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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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 13만원 받아도 부족
최저임금 준수 점검 단속
중기·소상공인 범법자 내모나

[시장과 따로노는 文정책] 임금 오르는데 매출 증대된다고?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김효진 기자] "인간다운 삶을 위한다고요. 매출이 늘어난다고요. 다 현실을 모르는 소리입니다." 경기도 안산에 소재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12일 정부 관료들 사이에서 나오는 최저임금 인상 명분론을 듣고 혀를 차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종업원 100명에 연 매출 100억원이 채 안되는 자동차 부품소재 중소기업이다. 물가상승과 원자재가격 인상에도 납품가격을 올리지 못한 데다 납품처인 완성차 2차 협력업체로부터 일감이 줄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인당 13만원인 일자리안정자금은 30인 미만에 적용돼 이 회사는 적용 대상도 아니다.

부산의 한 전통시장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파악한 결과 현재 시간제로 고용하고 있는 사람도 내보내야 할 실정이다.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할 수 있는 점포는 160여개 점포 가운데 1개뿐이었다. 대구의 한 섬유봉제업체 관계자는 "최저임금 영향으로 1인당 임금이 50만원 이상 오르게 된다. 13만원의 정부지원을 받아도 37만원이 부족하다. 절반 이상이 문 닫아야 하고 나이든 분을 내보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여성복 제조업체인 에이스의 한성화 사장은 전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일자리안정자금을 홍보하는 자리에서 "내가 운영하는 서울 응암동 공장 직원들은 최저임금에 해당하는데 시급이 1만원이 되면 공장을 폐쇄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최저임금을 두고 계속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임금인상의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반면 ▲후속 및 보완대책이 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최저임금과 일자리안정자금의 홍보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제도 자체의 문제점은 놔두고 "좋은 제도이니 일단 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자"는 논리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 문제를 놔둔 게 가장 큰 문제= 현행 법상 근로시간과 주휴수당을 합해 1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을 상회해야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는 항목은 1개월을 초과해 지급하는 임금(결혼수당, 김장수당, 체력단련비, 상여금, 연차수당, 연장·휴일·야간근로 수당, 일ㆍ숙직수당, 복리후생 성격의 가족수당, 급식수당, 통근수당, 주택수당) 등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7530원이지만 당장 주휴수당을 포함한 시급은 9036원으로 20%가 증가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올해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지난해보다 15조2000여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해 안되는 매출 증대=정부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중장기적으로 가계소득 증대와 내수 확대로 이어져 소상공인 매출이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국민소득이 5조6000억원가량 증가한다. 국민소득의 증가가 기업의 매출로 실현돼 임금인상분이 기업으로 환원되고 기업이 인상된 임금을 지속적으로 지급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소득 증가분인 5조6000억원을 영업이익으로 내려면 영업이익률을 낙관적으로 해 10%라고 해도 56조원의 매출 증가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기적과 같은 매출 증가가 이뤄지지 않는 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인상분은 회수되지 않고 이익 감소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범법자 양산되나=정부와 지자체는 물론이고 진보정당과 시민단체들은 벌써부터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는 명목으로 지역 사업장을 돌며 단속에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범법자가 양산되고 여론재판에 휘둘릴 것을 우려한다.

고용노동부는 전국 지방관서에 최저임금 신고센터를 설치해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불법ㆍ편법 사례 신고가 접수된 사업장에 대해 즉각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진보정당인 민중당은 '최저임금 119 운동본부'를 다시 가동하고 최저임금 개선 방안 토론회와 피해 노동자 증언대회를 잇따라 열 계획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임금인상은 과감하게 빠르게 진척된 반면 나머지 후속 조치들은 소상공인들이 느리게 체감할 수밖에 없다"며 "소상공인들은 당장의 생존이 걸려있는데 소통채널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현장 얘기를 제대로 못 듣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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