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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지교의 부동산경제학①] 강남 집값 급등의 숨은 손 '맹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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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지교의 부동산경제학①] 강남 집값 급등의 숨은 손 '맹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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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등 '우선선발권' 폐지…강남4구 상승률, 강북권 3배
학군중심 수요에 매물 품귀재건축 맞물려 폭발적 효과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다양하다. 정부 정책은 물론이거니와 금리, 교통, 생활인프라, 자연환경, 공급물량, 학군, 정비사업 등이 집값을 좌지우지하는 요인이다. 이 중 정부가 최근 강남 집값 급등세의 원인으로 지목한 변수는 재건축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열린 경제현안간담회에서 "강남 등 특정 지역의 재건축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기 수요에 의한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도 "서울 강남4구 중에서도 주택이 아닌 재개발ㆍ재건축만 올랐다"며 재건축을 강남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몰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편적인 진단"이라는 비판을 한다. 이번 강남 집값 급등 이면엔 정부가 지목한 재건축 수요와 함께 '맹모(孟母)'의 뒷받침이 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8월말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의 학생 선발 우선권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뒤 손꼽히는 강남권 '명문고' 요람에서는 매물을 찾기 어려워지는 추세다. 맹모가 최적의 교육환경을 찾아 강남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재건축 이슈와 맞물리며 그만큼 폭발력이 커진 것이다.

1월 둘째주(8일 기준) 서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현황(출처:한국감정원)

1월 둘째주(8일 기준) 서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현황(출처:한국감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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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 8일 기준 0.42%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 평균(0.28%)을 크게 웃돌 뿐 아니라 강북권(0.13%)의 3.2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가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 강남4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69%에 이어 이번주에도 0.65%로 높은 오름 폭을 나타냈다. 송파구의 경우 이번주 1.10% 올라 감정원이 해당 통계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교육 2번지'로 불리는 양천구는 지난주 0.23%에서 이번주 0.77%로 상승폭이 3배 이상 뛰었다. 강남구도 0.70%로 지난주(0.98%)보다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감정원 관계자는 "송파ㆍ양천구는 학군, 재건축 호재로 수요가 풍부하지만 매물이 부족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거래량 역시 최근 들어 학군을 중심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겨울철 부동산 비수기인 1월11일 현재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거래건수는 44건에 달한다. 구 내에서 도곡동(53건)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숫자다. 특히 비싼 땅 값에 비해 학군이 부족한 바로 옆 삼성동, 세곡동이 같은 기간 10건, 6건 밖에 매매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수준이다. 전체 강남구 거래건수(247건)와 비교하면 18% 정도를 차지한다. 이 비율은 2016년과 작년 1월까지만 해도 13% 선이었고 여름방학 이사 시즌인 7~8월께가 돼서야 16~18% 까지 증가한 바 있다.
명문고 및 학원가 일대의 핵심 학군에서는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치초, 대청중, 숙명여고, 단대부고, 도곡초, 중대부고, 휘문고 등과 인접한 데다가 재건축 이슈까지 등에 업은 대치 은마아파트는 이달 들어 품귀현상을 빚으며 부르는 게 값이 됐다. 지난해 8ㆍ2대책 최고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84.980 ㎡도 최근 19억5000만원대에 거래됐다.

서울고 세화고 세화여고 등의 진학이 가능한 반포지역 아파트값도 급등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93㎡는 최근 21억원대에 실거래됐다. 국내 대표 학군으로 꼽히는 양천구 목동에서도 아파트 매매 가격이 급등세다. 현대하이페리온Ⅱ(119㎡)의 경우 교육부의 우선권 폐지 발표 전인 지난해 7월 12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3일에는 13억1500만원까지 치솟았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 연구원은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하더라도 결국 실물시장인 부동산 분야에서는 수급이 가장 힘을 발휘한다"면서 "공급이 부족한 학군수요 지역은 자체적인 신규물량이 재건축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교육정책 및 정보에 대해 모두가 접근 가능한 상황에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고교 진학과 관련된 공교육 정상화와 자사고ㆍ특목고 폐지 등 교육 정책 때문에 학원 밀집지나 사교육이 뛰어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수시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사교육이 집결하는 8학군을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는 여전해 당분간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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