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빅체인지]
하루 거래 수억원…"하루 일당은 3분이면 가능"
朴 법무 발언에 흔들린 시장, 정부 번복에 다시 한 번 '부글부글'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가상통화 투자자들의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8만6400초에요. 그만큼 치열해야 수익을 낼 수 있죠."
◆새벽 3시 1차 단타…6시부터 본게임 = 최 씨의 하루는 새벽 3시 시작한다. 가상통화을 개발한 업체들이 공식 트위터 계정에 알리는 소식에 따라 하루 가격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 씨가 최근 집중한 건 리플(Ripple)이라는 가상통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리플 운영사 리플랩스는 오전 10시(현지시간)경 소식을 발표한다. 그에 맞춰 최 씨는 기상 시간을 앞당겼다. 호재가 예상되면 바로 매수한 뒤 프리미엄을 붙어 매도 예약을 걸어두고 다시 쪽잠을 잔다.
오전 6시30분. 신입사원 때부터 맞춰뒀던 오래된 출근 알림에 두 번째 기상을 한다. 침대에서 빠져나오기가 무섭게 스마트폰으로 새벽에 걸어둔 예약 매도 결과를 확인한다. 예약 가격보다 5%가량 더 올랐지만 벌써부터 흥분할 필요는 없다. 직장인들이 출근을 시작하는 지금부터가 진짜 '단타 전쟁'의 시작이다. 출근길에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고 코인장을 주시하고 있어 가격 변동이 무척 심하기 때문이다. 최 씨는 "중요한 것은 정보 자체보다도 사람들이 동요하고 갈팡질팡하는 추세를 파악하고 이용하는 것"이라며 "이 시간 대에 잘만 하면 하루 일당은 3분 안에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000만원의 종잣돈으로 시작해 어느새 2억원을 바라보고 있는 최 씨는 그새 배짱이 두둑해졌다.
가상통화 투자를 함께 하는 친구들과 만든 카카오톡 대화방은 분노와 혼란이 가득했다. '횃불집회'를 열자는 이들도 있었다. 적금을 깨고 투자한 이들은 약과였다. 주택청약통장을 취소하고 투자한 이들, 대출 받은 돈으로 투자한 이들은 눈 앞이 캄캄하고 말 문이 막혔다. 최 씨도 마찬가지였다. 일이 손에 잡힐리 없었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 오후 3시가 넘어서면서 박 장관의 발언이 기획재정부와 협의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대반전이었다. 코인 가격은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래서 또 그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1400만원까지 내려갔던 비트코인 가격은 퇴근 시간이 다가올 즈음에는 1900만원을 넘어섰다.
◆저녁 거르고 상황실로…잠들 때까지 시세 확인 = 퇴근할 무렵 동료가 술 한잔 하자고 했지만 손사래를 쳤다. 마음이 급했다. 집에 도착했지만 평소처럼 저녁 식사를 거르고 '상황실'로 직진했다.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이 있는 방을 그는 이렇게 부른다. 이날 최 씨가 사고 판 총 거래액은 2억3000만원에 달했다. 하루 수익은 230만원. 나쁘지 않았다. 잠자리에 든 최 씨는 인터넷과 트위터를 뒤지며 다시금 전쟁을 치를 대상을 찾고 있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유명 코인 뿐만 아니라 거래소에 상장하지 않은 수많은 코인들이 남아있었다. 최근에 300만원을 내고 가입한 유료 정보방의 소식도 든든하게 여겨졌다. 그렇게 또 하루의 대박을 기원하며 그는 잠이 들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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