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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 협상 테이블 평평해진다

최종수정 2018.01.11 12:57 기사입력 2018.01.11 12:57

페이스북 부사장, 이효성 방통위원장 면담
망 이용료 협상·세금 납부 등 적극 협력 뜻
국내 통신사, 향후 구글·넷플릭스 협상 호재

 

 


국내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고자세를 유지하던 페이스북이 갑자기 태도를 바꿈에 따라 '망 사용료' 지불 문제를 둔 양측 간 논의가 '대등한' 협상 테이블에서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통사들이 앞으로 구글·넷플릭스를 상대로 한 협상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11일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들은 전날 케빈 마틴 페이스북 부사장이 방한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나 인터넷 생태계 발전과 조세회피 문제, 망 중립성 이슈 등을 논의한 것과 관련해 "그동안 페이스북은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얼마를 낼지'를 놓고 협상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한 관계자는 "글로벌 인터넷기업이 망 이용료를 내는 구조를 만들어 놓으면, 차후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과의 대화에서도 협상카드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틴 부사장은 이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ISP들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며, 망 이용료에 대해서도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 나도록 성실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SK브로드밴드나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ISP들은 페이스북과 같은 해외 인터넷기업들에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만큼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라"고 주장해 왔다. 일부 인터넷기업은 ISP와 별도 협상을 맺고 사용료를 내기도 하지만 금액이 적정한가 논란은 계속돼 왔다. 토종 인터넷기업은 이들과 달리 상당한 금액의 망 이용료를 내고 있다.

 

이런 '역차별' 논란이 법 개정 움직임으로까지 이어지자 페이스북이 일종의 '백기투항' 모습을 보이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뉴노멀법'은 국내법을 위반한 글로벌기업도 해당 법을 적용받게 하는 '역외 규정'을 마련하고, 위반 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등 사후규제를 시행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세금회피 논란에 관련해서도 페이스북은 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페이스북은 지역ㆍ국가별 광고 매출정산시스템을 구축한 후 이에 따른 세금을 해당 국가 정부에 납부할 예정이다. 마틴 부사장은 "현지에서 수익을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하기로 했고, 앞으로도 한국 조세법을 성실하게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입장 표명만으로 논란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페이스북은 2014년 영국에서 조세회피 논란이 일자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낸 세금은 690만원에 불과했다.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와 국내매출 역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장(두원공과대 교수)은 "정당한 과세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제 매출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내에 잘 구축된 전산시스템을 활용해 발생 매출을 역산해서 규모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과세를 추진하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도 추진하기로 했다. 해외 인터넷기업이 일정 규모의 서비스를 한국서 제공하려면 국내에 대리인을 의무적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문제가 벌어졌을 때 재외 한국 대사관과 현지 정부를 거치는 절차 없이 빠르게 조사와 제재를 할 수 있어 규제 효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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